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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 中과 ‘경제 단절’ 가시화… 中첨단제품 수입 3년새 13% 급감

입력 2022-08-19 03:00업데이트 2022-08-1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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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수출통제-고율관세 등 여파
우방국과의 경제협력-교역은 늘어… 대만産 수입 120%-인도産 56% 껑충
佛 26만-日은 24만 일자리 창출도… 韓, 中부품 의존 높고 보복 우려
프렌드쇼어링 혜택 제대로 못 받아 “中 의존 낮추고 美로 회귀 필요” 지적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한 반도체지원법 등을 제정하면서 중국과의 경제패권 전쟁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경제의 ‘디커플링(단절)’이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통제 및 고율 관세 적용으로 미국의 중국산 첨단기술 제품 수입은 대폭 감소한 반면 일본, 대만 등 우방과의 경제 협력 및 교역이 늘어나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높은 중국산 부품 의존도, 북핵 위험 등으로 프렌드쇼어링의 수혜를 제대로 입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산업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 등 첨단기술 제품의 미국 직접 수출을 확대하는 ‘미국 회귀(피벗 투 아메리카)’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美, 3년 새 中 첨단기술 제품 수입 급감
KOTRA 워싱턴무역관은 17일 ‘미국 프렌드쇼어링 정책 심층 분석’ 보고서를 통해 그간 한국이 중국, 베트남 등으로 중간재를 공급해 미국으로 간접 수출을 꾀하는 ‘제조업 분업 모델’을 택해 왔지만 미중 갈등 격화 등으로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한국의 기술 수출 역량을 미국으로 재배치하는 ‘피벗 투 아메리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최근 3년간 미국의 중국산 첨단제품 수입은 13.1% 감소했다. 반면 미국이 같은 기간 대만에서 수입한 첨단기술 제품은 119.1%, 인도네시아는 98.4% 급증했다. 미국 주도 4개국 안보 협의체 ‘쿼드’ 회원국인 인도산 제품의 수입도 56% 증가해 프렌드쇼어링이 가속화하고 있다. 투자은행 라보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프렌드쇼어링으로 프랑스와 일본에서 각각 26만1000명, 24만 명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미중 교역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올 1분기(1∼3월) 중국의 대미 수출은 5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7.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베트남(188%), 대만(135%), 싱가포르(85.6%)보다 훨씬 적은 수치다. 한때 미국 시장을 장악했던 중국 제품들이 대만 및 동남아시아 대체 국가에 자리를 내주고 있는 것이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군사 갈등이 미중 경제 디커플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중국의 잇따른 대만 봉쇄 훈련으로 중국 내 다국적기업이 양측 군사 충돌에 따른 비상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르크 부트케 주중국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 사업을 접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계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미-대만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리는 ‘21세기 무역 이니셔티브’ 첫 공식 협상을 빠르면 다음 달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무력시위로 대응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대만 주변 공·해역에서 중국 군용기 51대와 군함 6척의 활동을 탐지했으며 이 중 군용기 25대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거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 한국은 美 프렌드쇼어링 수혜국서 빠져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프렌드쇼어링 정책의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의 대미 수출 제품의 중국 원산지 비중이 5.4%로 중국산 중간재 의존도가 미국의 다른 우방국보다 높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라보뱅크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프렌드쇼어링 수혜국 목록에 한국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중국산 부품의 높은 의존도 및 중국의 보복 우려 등을 이유로 들었다.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한국이 중국산 원산지 비중 축소를 요구받을 수 있다”며 이것이 일종의 ‘코리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OTRA는 “미국 유럽으로 한국산 첨단기술 제품 수출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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