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보수, 트럼프 압색에 발끈?…WP “한국 봐라, 투옥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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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8월 11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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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자료사진) ⓒ 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자료사진) ⓒ 뉴스1
미국연방수사국(FBI)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자택 압수수색으로 미 보수 진영이 반발하자 워싱턴포스트(WP)가 한국의 사례를 들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미국은 ‘전직 대통령 강제수사’라는 초유의 사태로 시끌시끌하지만, 건강한 민주국가에서 전직 대통령을 조사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투옥도 하는 건 정상이라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미국 우파 미디어 생태계에 몰입해온 이들은 종말이 온 것쯤으로 생각할 만큼 당황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언론 폭스뉴스 진행자 마크 레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마러라고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현대 역사상 최악의 ‘공격’”이라고 말했다.

당사자인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 수사를 ‘정치 공세’로 규정하고 반발하고 있는데, 이와 결을 같이 하는 주장이다.

이에 WP는 ‘미국도 전직 대통령을 조사하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 같은 보수 진영의 공세에 반격했다.

WP는 “사실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원칙은 모든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초석”이라며, 앞서 이를 실현한 국가들 가운데 한국 사례를 거론했다.

◇“5년 전 생존 대통령 절반 투옥시킨 한국 봐라”

WP는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국가 중 하나”라며 “전직 대통령 수감 기록에 있어선 거의 독보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2018년 한국은 당시 기준 생존한 전직 대통령 절반이 투옥 상태였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작년에야 사면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소개했다.

WP는 “두 전직 대통령은 각종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이것이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부패가 만연해 있다는 신호는 아니며, 한국의 공고화된 민주주의 약화 징후 역시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한국은, 미국처럼 격렬하게 양극화된 정치 현장의 본거지임에도 불구하고, 부패한 전직 대통령 관련 폭풍을 이겨내고, 우에서 좌로의 권력 이동에도 평화적인 민주 질서를 유지해왔다”면서 “미국인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WP는 △니콜라 사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 파리 자택 압수수색 △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의 공적자금 횡령 등 유죄판결 △제이콥 주마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부패 유죄판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미성년자 성매매 등 유죄판결 등 사례를 소개했다.

또 “전 세계 민주 정부는 선출된 지도부에 대한 정치적 동기의 수사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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