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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美대법 “총기휴대 제한은 위헌”…바이든 “판결에 깊이 실망” 즉각 성명

입력 2022-06-24 02:15업데이트 2022-06-24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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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총기 휴대제한’ 109년만에 뒤집어
총기규제 강화 움직임에 제동 걸릴 듯
낙태권 판결 앞두고 미국 내 갈등 증폭 우려
워싱턴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시위대가 총기 안전 대책 관련 집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시위대는 의회가 총기 안전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22.06.09. AP/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23일(현지시간) 공공장소에 총기 휴대를 제한한 뉴욕주의 총기규제법에 위헌 판결을 내렸다. 총기소유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는 수정헌법 2조를 침해했다는 이유다. 이번 판결로 뉴욕주 버팔로와 텍사스 유벨디 초등학교 무차별 총기 난사사건으로 확산된 총기 규제 강화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클레런스 토마스 대법관은 이날 판결을 주재하며 “헌법은 자기방어를 위해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고 있다”며 “뉴욕주 규제는 법을 준수하는 시민들이 자기방어를 위해 총기를 소유하고 휴대할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기 때문에 위헌”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은 뉴욕주가 1913년 제정한 총기 규제법에 따라 총기 소유주가 자택 밖에서 총기를 휴대할 때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조치에 대한 결정이다. 2015년 뉴욕주 주민 로버트 내쉬는 사냥용으로 허가 받은 총기를 휴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거부되자 2018년 총기단체와 함께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은 2008년 연방대법원의 개인의 자택 내 총기소유 등 ‘무장의 권리’를 인정한 이후 13년 만에 내려진 대법원이 내린 총기 권리에 대한 결정이다. 이에 따라 뉴욕은 물론 워싱턴DC와 코너티컷, 델라웨어, 로드아일랜드 등 총기 휴대를 제한해온 주들은 총기 규제 완화에 나서야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깊이 실망했다”며 “이번 판결은 상식과 헌법에 모순 되며 우리 모두를 곤경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달 흑인 10명이 사망한 뉴욕주 버팔로 총기난사 사건과 초등학생 19명 등 21명이 사망한 텍사스주 유벨디 무차별 총격사건을 언급하며 “모든 권한을 활용해 총기 범죄 줄이는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는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암흑의 날이 다가왔다”고 했다.

총기 규제 강화 움직임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 상원은 21일 위험인물에 대해 총기 소유를 제한하는 ‘레드 플래그(red flag)’ 법안을 도입하는 주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21세 이하 총기 구매자의 신원 조회를 강화하는 내용의 초당적 총기규제법안에 합의한 상황이다.

또 총기 규제 강화에 찬성하는 시민단체 등에선 공공장소 총기 휴대 권한을 폭넓게 인정한 이번 판결로 학교나 병원, 공항 등에 대해서도 총기 휴대 제한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낙태권 위헌 판결을 앞두고 내려진 이번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 내 진영 갈등도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은 찬성 6표 대 반대 3표로 판결을 주재한 토마스 대법관은 물론 앞서 낙태권 인정 판례를 뒤집는데 찬성한 새뮤얼 얼리토, 닐 고서치, 브렛 캐버노,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등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은 모두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다.

반면 민주당 행정부에서 임명된 스티븐 브라이어, 엘레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반대표를 던졌다. 브라이어 대법관은 소수 의견에서 “대법원의 판결이 위험의 중대성을 무시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각 주에 위험을 넘기는 것이 두렵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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