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하다 쓰러지는 英 의대생들…10명 중 4명 “공부 중단 고려”

  • 뉴시스
  • 입력 2022년 5월 31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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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의사 부족으로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생들은 재정난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의대생들은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없는 시간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4월 영국 의대생 4명은 트위터에서 ‘#살기 적합한 NHS 학비 장학금’(#LiveableNHSBursary)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했다. 자신들의 학업 과정 중에 있는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며 의대생들을 위한 재정 지원 재검토를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다.

많은 의대생들은 트위터로 몰려들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눴다.

실습시간이 일주일에 30시간이 넘어도 25시간을 알바로 일하는 학생도, 졸업하기 전까지 10개가 넘는 일을 했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어지는 토로에 의대생이 아닌 사람들에게까지 관심을 모았다.

이 캠페인을 시작한 의대생 중 한명인 아일리드 개럿(25)은 지난 주말 자동차 금융 회사에서 6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한 뒤 4시간 휴식 후 12시간의 야간 실습에 바로 들어갔다.

의과대학 3학년인 개럿은 휴식 없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다 최근 시험을 앞두고 재정적인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

개럿은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 없이 시간당 10파운드(약 1만5000원)의 임금을 받는다. 이미 4000파운드(약 620만원)의 신용카드 빚도 있다.

개럿은 “의대생들은 NHS의 일원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정부는 우리를 보살피지 않는다”고 말했다.

런던의 의대생들은 처음 4년 동안은 다른 대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약 1만2400파운드(약 19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 2년은 매년 최대 약 3200파운드(약 500만원)의 NHS 지원금과 1000파운드(약 156만원)의 시험 보조금을 신청할 수 있다.

런던 외곽에 살거나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 마지막 학년의 의대생은 3354파운드(약 520만원)의 추가 생활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영국의사협회 의대생 대표 안나 시그스턴은 “매년 의사의 수가 부족한 NHS는 왜 의대생들이 의사가 되는 것을 단념시키게 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물었다.

영국의학협회(BMA) 의대생 위원회 공동위원장 카디자 메그라위는 이것이 ‘정부의 불이행’이라며 “어떤 학생도 학위와 생존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보건사회복지부 대변인은 “우리는 영국 의대생들을 지원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당 클라이브 루이스 의원도 “모든 의대생들은 그들의 학업을 마치기 위한 동일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영국 의대생 10명 중 4명은 경제적 압박 때문에 공부를 그만둘 것을 고려한 적 있다고 말했다.

2017년 런던 경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73%의 의사들은 전문직 또는 관리직 집안 출신이며, 노동자 집안 출신은 6% 미만이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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