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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삼성전자에 맞서자” 美-日 ‘반도체 밀월’…정상회담서 논의

입력 2022-05-16 14:38업데이트 2022-05-1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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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까지 세계 반도체 최강국이었다가 한국에 밀려 힘을 잃은 일본이 반도체 부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옛 반도체 패권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일본이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미국과 밀월 관계를 형성하면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일본은 23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확보 및 연구개발(R&D)에 미일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조율할 것이라고 NHK가 16일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하면서 내세운 경제 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의 구체적 실행 계획에 반도체 육성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최근 총리관저에 다리오 길 미국 IBM 수석부사장 등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미일 연계 강화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기시다 총리는 “(양자 컴퓨터의) 계산 능력을 사회 인프라로 개방하는 방안, 칸막이 행정 규제 개선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두고 ‘조락(凋落, 잎이 시들어 떨어졌다는 뜻) 산업’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경쟁력을 상실한 대표적인 분야로 꼽았다. 한때 세계 10대 반도체 회사 중 일본 기업이 6곳일 정도로 강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10위권 내에 키옥시아 정도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최근 민간 자본, 정부 보조금 등을 투자해 대규모 공장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 일본 최대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는 이와테현 기타가미시에 총 사업비 1조 엔(약 10조 원)을 투자해 내년 상반기(1~6월) 중 새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키옥시아가 생산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다. 낸드플래시의 글로벌 점유율에서 키옥시아(13.2%)는 삼성전자(34.5%)에 크게 뒤지지만 공동 투자하는 미국 웨스턴디지털(19.2%)을 합치면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른다. 아사히신문은 “키옥시아가 미국과 협력해 생산능력을 키워 삼성전자에 맞설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키옥시아는 일본 정부가 조성한 6000억 엔 규모의 기금을 투자받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파운드리(위탁생산) 반도체 세계 1위인 대만 TSMC가 소니, 덴소 등과 일본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 건립에 착수하면서 일본 정부로부터 4000억 엔의 보조금을 받았다. 도시바는 1000억 엔을 투자해 이시가와현에 ‘전력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전력 반도체는 전기자동차의 전력 소비량 감소 등에 쓰이는 최첨단 반도체다. 미쓰비시전기는 반도체 웨이퍼 생산력을 2025년까지 현재의 2배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조라인 확충에 들어갔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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