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행보’ 뒤늦은 반성…독일 대통령 우크라 방문 거절 당해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3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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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던 전력 때문에 방문을 거절당한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함께 바르샤바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우크라이나 측으로부터 거부됐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이 단결해 우크라이나와의 연대를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국가의 대통령들과 함께 이번주 중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그쪽에서 이를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사회민주당(SPD) 소속으로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 시절 두 차례에 걸쳐 외교장관을 지냈다. 이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했던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의 비서실장도 역임했다. 평소 러시아에 우호적 성향을 보이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운송하는 파이프라인 ‘노르트스트림2’ 계획을 주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우크라이나 외교관은 “우리는 모두 슈타인마이어의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알고 있다”며 “그는 현재 키이우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과거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독일과 프랑스때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이 전세계에 보도된 지난 3일 “메르켈을 학살의 현장으로 초청하고 싶다”며 독일을 향해 독설을 날렸다. 독일의 대 러시아 우호정책에 더해 지난 2월 침공 발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인 점을 겨냥한 것이다.

슈타인마이어도 러시아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실수였음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 8일 독일 잡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2001년 모스크바에서 처음 푸틴을 만났을 때만 해도 ‘러시아는 독일과 유럽의 편에 서서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한 푸틴의 메시지를 믿었다”며 “2001년의 푸틴과 2022년의 푸틴은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독일 공영 ZDF TV와의 인터뷰에서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한 수년 간의 지원은 명백히 실수였다”며 “동유럽 파트너들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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