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악화’ 스리랑카, 제한적 디폴트 선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中 ‘일대일로’ 참여로 빚더미
부채 510억달러 상환 일시 유예
내주부터 IMF와 구제금융 논의

스리랑카가 정부 부채 510억 달러(약 62조8000억 원) 상환을 일시 유예하는 제한적 디폴트를 선언했다. 스리랑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이르면 다음 주부터 구제금융 계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12일 성명을 내고 “부채 상환이 불가능한 시점에 도달했다”며 “(제한적) 채무 불이행 선언은 현재 남아있는 외환을 대외부채 상환 대신 당장 필요한 연료 등 필수품 수입에 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기준 스리랑카의 외환 보유액은 19억3000만 달러 수준까지 떨어져 올해 안에 상환해야 할 대외부채(40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루피화 가치는 올해에만 37% 이상 폭락했다.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스리랑카 국민들은 13시간 순환 정전, 필수품 부족 사태 등을 겪었다. 지난 주말 상업수도 콜롬보 시민들이 폭우 속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자 경찰은 고무탄과 최루탄을 쏘며 대응했다.

스리랑카 의료인 연합도 10일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치료제가 부족해 의료진이 누구를 치료할지 힘든 선택을 해야 하는 지경이다. 수일 내 의약품 수급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피해보다 인명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리랑카의 대외부채가 급증한 것은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전략인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며 중국에 돈을 빌렸지만 수익성 악화로 이를 갚지 못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또 관광사업 의존도가 높아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고,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겹치면서 재정이 크게 악화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스리랑카#재정악화#디폴트#구제금융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