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히타치, 주 4일제 본격 도입…“급여는 그대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2일 11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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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기업 히타치가 급여를 낮추지 않고 주 4일만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파나소닉, NEC 등 일본의 다른 대기업들도 주 4일제 시행을 준비 중이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도쿄 본사 등 직원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주 4일제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올해 안에 도입하기로 했다.

히타치는 하루에 최소 3시간 45분은 반드시 일하도록 규정한 ‘근무시간 하한 규정’을 철폐한다. 이렇게 하면 월~목요일에 하루 10시간 씩 근무해 주 40시간을 채울 경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사흘간 쉬는 게 가능해진다. 월초에 근무를 몰아서 한 뒤 월말에 자체 연휴를 길게 가질 수도 있다.

하루 1시간만 일할 수도 있다. 자녀의 학교 참관 수업 등이 있을 때 활용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근무시간 하한 규정 때문에 적어도 한 나절은 근무해야 했다.

일본의 이 같은 유연근무제는 대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파나소닉홀딩스는 올해 중 지주사 및 일부 자회사에 유연근무제를 시범 도입한다. NEC는 본사 2만 명 직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한 뒤 그룹 전체로 적용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과거에도 일본에 주 4일제가 없지 않았지만, 대부분 휴일이 늘어나는 만큼 근무일수 및 시간을 줄이고 그에 따라 임금도 적게 주는 구조였다. 적용 대상도 부모 병간호 등 때문에 장시간 근로가 어려운 근로자 등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한국처럼 장시간 근무를 미덕으로 여기는 특유의 근로 문화가 좀처럼 바뀌지 않아 과로사로 숨지는 근로자도 끊이지 않았다.

닛케이는 “정보기술(IT)이 확산되고 산업의 서비스화가 진행되면서 근로시간과 성과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게 됐다. 근로자에게 폭넓은 재량 근무를 인정하면서 업무 성과로 평가하는 제도 도입 및 노동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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