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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젤렌스키 화상연설에 의원 60명 참석 ‘썰렁’…軍, ‘무기 지원’ 요청에 “살상무기 불가”

입력 2022-04-12 03:00업데이트 2022-04-1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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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기업, 러시아 사업 중단도 요청
美-英-日 등서 터진 기립박수 없어

젤렌스키 화상연설… 빈자리 많은 韓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화상 연설을 하고 있다. 의원 300명 중 약 60명만 참석했다. 좌석 300석 중 빈자리가 상당수였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 1950년 전쟁을 겪었고 수많은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도움으로 이겨냈습니다. 우리가 러시아의 탱크, 군함,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군사 장비들이 대한민국에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화상으로 진행된 15분간의 국회 연설에서 우리 정부에 무기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그는 “이런 무기들이 있으면 우리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며 “대한민국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다. 우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게 대한민국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군 소식통에 따르면 8일 양국 국방장관 전화회담에서 휴대용 대전차미사일(현궁)과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신궁) 등 무기를 지원해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을 우리 군이 거절했다. 그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지원을 재차 요청한 것. 연설 이후에도 국방부 관계자는 “살상무기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지 않고 세금을 내고 러시아 경제를 지지한다면 러시아는 세계와 타협점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에서 사업을 계속하는 한국 기업을 염두에 둔 것이다.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족과 문화, 언어를 없애려 한다. 점령지에서 민족운동가와 국어 선생님들부터 찾아내 학살하고 있다”며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 정책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도 했다. 통역을 맡은 올라나 쉐겔 한국외국어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연설 막바지 울먹였다.

이날 연설은 국회 본회의장이 아닌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전체 의원 300명 중 약 60명만 참석해 좌석 300석의 상당수가 비는 등 썰렁한 분위기였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참석했지만 박병석 국회의장 등 국회의장단은 보이지 않았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의장단은 국회를 방문한 스웨덴 국회의장과 면담 뒤 의장실에서 함께 연설을 시청했다”고 말했다. 연설이 끝나자 참석자들이 박수를 쳤으나 미국 영국 일본 등 23개국 의회 화상 연설 때마다 어김없이 터져 나온 기립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젤렌스키 화상연설… 꽉찬 美 지난달 16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합동 화상연설 때는 의원들로 의회 강당이 가득 찼다. AP 뉴시스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연설 때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의원들이 의회 강당을 가득 메웠다. 영국 의회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하원 회의장을 내줬고 보리스 존슨 총리도 참석했다. 일본 의회 연설 때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외상, 방위상 등과 함께 참석했고 빈자리가 없어 일부 참석자는 서서 연설을 들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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