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피난가던 우크라인에 박격포 발사…엄마와 두 아이 등 8명 사망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7일 10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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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한 마을에 박격포를 발사해 피난 가던 아이 2명과 엄마 등 민간인 8명이 사망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인근 도시로 대피려던 마을 주민들에게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인들이 다리를 건너 대피하는 과정에서 총격을 가했다”며 “내 눈앞에서 한 가족이 죽었다”며 “어린 아이 두 명과 어른 두 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외신 기자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에는 민간인들이 포탄이나 박격포로 보이는 폭발이 일어나기 전 이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현장에 있던 뉴욕타임스(NYT) 기자단은 포격의 순간을 포착했다. 1분 분량의 해당 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등장한다. 길 건너편에는 민간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행가방을 끌고 줄 지어 걸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몇 초 후 갑자기 폭격이 가해졌고, 영상은 잠시 크게 흔들린다. 이후 포격으로 희뿌연 연기로 뒤덮인 거리의 모습이 다시 나타났지만, 길 가던 시민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NYT는 이번 공격으로 피난가던 10대 아들과 8세 추정 딸, 그리고 그의 엄마 등 8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외신이 촬영한 사진에는 희생된 두 아이와 엄마가 길거리에 처참하게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얼마나 많은 가족들이 이렇게 사망했느냐”며 “우리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공격한 것을 부인하고 있지만 서방 국가에서는 전쟁범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인 학대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보도가 있다면서 미 정부가 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민간인을 공격한다는 신뢰할 만한 보도들이 있다. 이는 전쟁범죄다. 특정 무기를 사용했다는 신뢰할 만한 보도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C)는 지난 주 우크라이나측 도발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진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즉시 전쟁범죄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UHCHR)은 5일 현재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1123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는 364명으로 어린이 25명이 포함됐다. 최소 759명이 다쳤다. UHCHR은 실제 민간인 피해 수치는 훨씬 더 높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공습을 피해 고국을 떠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탈출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난 10일 간 우크라이나에서 150만명 이상이 탈출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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