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탱크 막고 화염병 제조…우크라 시민들, 러에 강력 저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27일 2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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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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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나흘째인 27일(현지 시간) 수도 키예프 함락을 위한 대규모 공습과 시가전을 재개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키예프에 무차별적인 포격을 가하며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으나 우크라이나가 거부하자 국경 집결 병력의 절반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했다.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동북부 하리코프에도 러시아군이 진입했다. 절대적 군사 열세 속에서도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화염병을 제조하고 맨몸으로 러시아군의 탱크와 군용차량들을 막아서는 육탄저지에 나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결사적으로 저항하면서 러시아의 속전속결 진격전 속도가 둔화됐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침공을 규탄하는 반전 시위도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제재에 이어 최후의 제재 카드로 꼽히던 러시아은행에 대한 국제금융결제망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퇴출을 결정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북부 국가인 벨라루스에 핵무기 배치 움직임을 보이면서 맞섰다. 냉전 종식 31년 만에 미-서방과 러시아가 사실상 2차 냉전에 돌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키예프에서 남쪽으로 29㎞ 떨어진 도시 바실키프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유류 저장고가 폭발했다. 바실키프는 공군기지가 있는 키예프 방어의 핵심 도시다.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결사적인 저항에 부딪혔고 기세가 꺾였다”며 “푸틴 대통령이 확신하는 빠른 승리를 더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러시아는 이날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에 외교 협상단을 파견했다고 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협상은 기꺼이 하겠다”면서도 “침략 교두보인 벨라루스는 안 된다.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없는 최후통첩을 시도했다. 다른 곳에서 협상해야 한다”고 했다.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에 항복을 요구했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무기를 내려놓지 않고 조국을 지킬 것”이라며 항복을 거부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정상은 26일 “러시아를 국제금융(체계)으로부터 고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선 선별된 러시아 금융기관들의 국제거래가 원천 차단될 뿐 아니라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러시아는 돌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국경을 접한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움직임에 나섰다. 벨라루스 정부는 27일 핵무기 배치를 허용하는 개헌안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벨라루스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핵무기를 배치하도록 재가하는 결정의 심각성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프랑스 대통령궁이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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