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원 주고 산 반지 알고 보니, 구매가 2000배 ‘희귀 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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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6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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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BC 캡처
사진=BBC 캡처
한 영국 여성이 중고매장에서 장난감인 줄 알고 구매했던 1500원짜리 반지가 알고 보니 약 200년 전에 만들어진 희귀한 골동품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다.

영국 BBC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방송한 영국판 진품명품 ‘앤틱 로드쇼’에는 한 여성이 중고 매장에서 1파운드(약 1500원)를 주고 산 반지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감정 결과 이 반지는 2000파운드(약 310만 원)의 가치가 있는 골동품으로 밝혀졌다.

감정 의뢰인은 과거 중고물품을 파는 자선매장에서 이 반지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조 장신구라고 생각하고 샀다”며 “예쁜 석영이 박힌 그저 장난감 반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 조사결과 의뢰인이 ‘석영’이라고 생각했던 건 다이아몬드였다. 감정전문가 존 벤저민은 “(이 다이아몬드는) 회색 얼룩무늬 다이아몬드”라며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아주 희귀한 가치를 가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이아몬드를 둘러싸고 있는 8개의 조각도 루비라는 것이 드러났다.

벤저민은 “반지 뒷면의 문양을 볼 때 1790~1800년에 만들어진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어 금색 부분은 실제 22캐럿 옐로골드(금에 은·구리를 혼합한 것)라고 밝혔다. 의뢰인은 반지엔 함량을 표시하는 각인도 없다며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고, 벤저민은 “아마 옐로골드로 된 반지 몸통은 인도에서 만들어져 각인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는 이 반지가 16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인도 지역을 통치했던 무굴제국이 멸망하고 영국이 이곳을 식민지화하는 과정에서 바다를 건너왔을 것으로 분석했다. 처음에 이 반지가 타지마할 인근에서 발견돼 200년 뒤 영국의 중고매장까지 흘러들어온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이 반지가 ‘무굴제국’의 유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식민지 문화재 강탈 논란이 일었다.

소식을 접한 한 인도 누리꾼은 “인도인으로서 마음이 아프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물건이 강탈당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볼 수도 없다. 인도 역사도 대부분 영국인들에 의해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문화유산에 대한 영국 정부의 입장자료 같다”고 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BBC는 “앤틱 로드쇼는 의뢰인이 가져온 골동품의 역사적 맥락을 탐구한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반지의 경우 중고매장에서 발견됐으며, 영국에 건너온 경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송영민 동아닷컴 기자 mindy59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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