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고조되는 러·우크 갈등…크림반도, 아조프해 등 도화선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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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4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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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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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미국 정부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내년 초 러시아가 17만5000명의 병력을 투입해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 여러 곳을 침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양국 분쟁의 가장 큰 원인은 우크라이나의 반러·친유럽연합(EU) 성향을 반대하는 러시아의 견제에 부딪힌 데 따른 것이다. 지난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친서방 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냉전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대항하기 위한 동구권 8개국 군사동맹조약기구인 ‘바르샤바조약기구’에 속했던 체코·헝가리·폴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는 등 나토가 동진(東進)하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친 유럽 성향의 우크라이나마저 EU나 나토에 가입하면 사실상 국경 전체가 서방 진영과 접하게 된다. 러시아로서는 나토와의 완충지대 격으로 생각하고 있는 이 지역마저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실제 무력 충돌을 빚을 수 있는 크림반도 등이 5가지 주요 플래시포인트(Flashpoint·일촉즉발의 화약고)로 떠오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우크라이나 아조프해서 주기적으로 충돌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해안선을 끼고 있는 아조프해에서 양국은 주기적으로 충돌했다.

지난 9일 러시아 연방보안국은 우크라이나 해군 소속 함정 ‘돈바스’가 아조프해 동남부 마리우폴에서 출항해 사실상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크림반도와 타만반도 사이 케르치 해협으로 항해하면서 항로를 바꾸라는 러시아 측의 요구를 거부하는 등 아조프해 항행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적 행동을 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003년 케르치 해협과 아조프해를 공동 영해로 규정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 후인 2015년 케르치 해협의 통행과 관련해 우월적 지위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올렉시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양국의 공동해역인 아조프해에 머물고 있었다며 합법적인 항행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018년 러시아는 아조프해로 가기 위해 케르치 해협을 통과하려던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을 무력으로 나포해 마찰을 빚은 바 있다.

◇크림반도·북크림운하,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화약고

지난 2013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정권에 반발하는 시민 저항이 일어나면서 친러 세력과 친서방 세력의 싸움터가 된 크림반도는 양국 관계를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남쪽 흑해에 위치한 크림반도는 자치 공화국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애초 러시아의 영토였지만 1954년 우크라이나로 편입됐다. 하지만 러시아계가 58%에 달하는 등 친러 성향이 뚜렷하다.

크림반도에 있는 러시아 공화국인 ‘크림 공화국은 2014년 3월16일 크림반도의 러시아 귀속을 위한 주민투표를 진행, 압도적 비율로 러시아와 합병에 찬성했다. 이후 2015년 1월1일 합병절차가 완료됐지만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절대다수 국가는 이는 불법이라고규 정하고 있다.

유엔은 2014년 우크라이나 등 국가의 주도로 제출된 크림반도 합병을 승인하지 않는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올해 6월 영국의 구축함 디펜더호는 크림반도 앞을 항행하면서 러시아와 군사적 충돌을 빚었다. 러시아 측의 위협 사격에 디펜더호가 물러나면서 실제 교전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흑해에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됐다. 당시 러시아는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반발했다.

건조한 크림반도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400㎞에 달하는 북크림운하는 구 소련 시절인 1960년대에 건설됐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크림반도가 러시아에 귀속된 이후 보복 차원에서 관개용수 공급을 줄였다. 러시아의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러시아는 올해 유럽인권재판소에 물 공급 차단에 대해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2014년 돈바스 전쟁 불씨 되살아나나…벨라루스 국경도 ’활활‘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크림반도를 점령하고, 러시아가 지원하는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장악하면서, 지난 7년간 계속된 분쟁으로 1만40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다시 한번 격화하면서 제2의 돈바스 전쟁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 수개월간 우크라이나 국경지역에서 군사력을 증강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현재 러시아군 9만4000여 병력(미국 추산에 따르면 약 7만 병력)이 국경에 집결해 있으며, 러시아가 내달 말 대규모 군사공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친러 성향의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와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겠다고 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자극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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