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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국제

260만원에 50대男에 팔려갔던 9살 아프간 소녀, 2주만에 극적 구출

입력 2021-12-03 11:12업데이트 2021-12-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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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돼서 정말 행복해요.”

아프가니스탄 북서부에 있는 이재민 정착촌을 떠나 눈 덮인 산길을 달리는 차량 안. 숨죽인 한 어린 엄마와 6명의 아이들이 차량 뒷자석에 옹기종기 앉아 있다. 6명의 아이들 중 보온용 담요에만 의지한 채 엄마의 무릎에 기대어 있는 한 여자아이. 이 아이는 9살 소녀 파르와나 말리크이다.

미국 방송 CNN은 2일(현지시간) 파르와나가 260만원에 50대 남성에게 팔려가 2주만에 어떻게 그 손아귀에서 탈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는지를 상세하게 보도했다.

‘매매혼’을 당했던 파르와나는 2주 전 가족의 생계를 위해 50대 아프가니스탄 남성에게 팔렸다. 지난 8월 탈레반 재집권 이후 아프간 경제가 사실상 무너지면서 많은 부모들이 먹고 살기 위해 자식들을 매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CNN도 지난달 파르와나를 비롯해 아프간에서 많은 소녀들이 성인 남성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4일 파르와나의 아버지도 흰 머리카락이 무성한 55세 남성에게 약 20만 아프가니(약 260만원)에 해당하는 양과 땅을 대가로 딸을 팔아넘겼다.

파르와나는 당시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는 빵과 쌀, 밀가루가 없다는 이유로 나를 노인에게 팔아넘겼다”고 말했다.

당시 이 남성은 “두 번째 결혼”이라며 “(파르와나에게) 친절을 베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구출된 이후 파르와나는 “그들은 나를 나쁘게 대했다”며 “일찍 깨우고 일을 시켰다”고 털어놨다.

파르와나의 어머니는 딸이 집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 도움을 그동안 요청해왔다.

보도 이후 국제사회의 비판은 지역사회 반발로 이어졌고 파르와나는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었다.

지역사회에선 파르와나를 돈주고 샀던 남편에 대한 분노가 들끓었고 결국 그는 여론이 무서워 숨은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남성이나 그 가족과는 연락이 더이상 닿지 않는다고 CNN은 전했다.

파르와나의 아버지 압둘 말리크는 파르와나가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며 “팔아넘기지 말아달라고 밤낮으로 울었다”고 전했다.

산길을 4시간 동안 달린 파르와나와 가족은 늦은 시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헤라트에 있는 작은 호텔에 도착했다.

파르와나와 형제들은 도시의 밝은 빛과 기나긴 여정에 피곤한 듯 보였으나 곧 침대 위에서 뒹굴며 함께 낄낄거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락없는 어린 아이들이었다.

이들의 여정을 도운 미국의 비영리단체 ‘투 영 투 웨드(Too Young to Wed·TYTW)’의 지역 대표는 CNN에 “파르와나의 아버지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물론 화가 나서 울기도 했고 그와 싸우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TYTW측은 “이는 일시적인 해결책”이라며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소녀들이 팔아 넘겨지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르와나는 가족에게 돌아왔지만, 그의 아버지는 여전히 노인 남편에 빚을 지고 있다. 딸을 대가로 받았던 돈을 다른 빚을 갚는 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틀을 호텔에서 보낸 파르와나와 가족들은 TYTW의 도움을 받아 인근 가정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지난 4년 간 이재민 정착촌의 텐트에서 살았던 이 가족이 ‘집 다운 집’에서 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겨울 동안 이 집에 머물며 TYTW의 지원과 보호를 받게 된다.

TYTW는 파르와나 가족이 전에 머무르던 이재민 정착촌에도 식량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곳에는 15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파르와나의 아버지가 그곳에 머무르며 빚을 갚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도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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