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어 ‘니파’ 바이러스 확산 우려…치명률 75%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9-23 13:41수정 2021-09-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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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이송된 12세 소년, 감염 확인 후 사망
니파 바이러스, 과일박쥐가 ‘중간숙주’
인도 서남부 케랄라 주에서 ‘니파’(Nipah) 바이러스의 원천으로 지목된 과일박쥐를 생포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인도 서남부 케랄라 주에서 치명률이 75%에 이른다는 ‘니파’(Nipah)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진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인도 방역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제2의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일 현지 매체는 고열과 뇌염 증상을 동반한 채 병원에 입원한 12세 소년이 ‘니파’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방역 당국은 소년과 접촉했던 188명의 신원을 확인했고 그중 20명을 밀접 접촉자로 격리시켰다. 일부는 음성으로 판명됐지만 소년과 접촉한 최소 2명의 의료인은 같은 증세를 보이며 병원에 이송됐다고 한다. 이후 정부는 소년의 집에서 반경 3.2km 봉쇄 조치를 내려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바이러스 사망자의 거주지에서 반경 3.2km 봉쇄 조치 내린 모습. ⓒ게티이미지

지난주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 보도에 따르면 접촉자 수는 소년의 가족과 친구를 포함해 처음 확인된 수보다 251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의료진은 12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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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접촉자 수가 급증한 가운데 방역 당국은 다행히 밀접 접촉자들이 음성으로 판정됐다고 전했다. 다만 바이러스의 원천은 확실치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당시 현지 매체에서는 소년이 그의 집 주변에서 자라는 열대 과일 ‘람부탄’을 먹다가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니파’ 바이러스, 높은 치명률
과일박쥐. ⓒ게티이미지

앞서 ‘니파’ 바이러스는 사람과 동물이 모두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과일 박쥐가 중간숙주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일 박쥐가 좋아하는 대추야자 즙을 빨아먹고 이를 다시 인간이 채취해 먹거나 즙을 내 먹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의 ‘니파’ 바이러스는 즙을 낸 음료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해당 바이러스의 또 다른 특성은 높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최근 케랄라에서 ‘니파’ 바이러스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8년으로 당시 19명의 감염자 중 17명이 사망한 바 있다. 1999년 말레이시아에서 처음 발견됐을 때는 감염된 약 300명 중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에 WHO는 해당 바이러스를 ‘우려 바이러스’(VOC)로 지정했다.

현미경 아래 ‘니파’(Nipah) 바이러스(연두색). ⓒ게티이미지

다만 높은 치명률에 비해 전파력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혹 슈퍼전파자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평균 전염력은 한 사람이 다른 한 명도 채 전염시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니파’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해당 바이러스 사망 건에 대해 오로지 일부 국가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잦아진 국제적인 교류와 기후 변화로 인한 박쥐들의 새로운 서식지 때문이다.

인도의 병리학자인 K. 푸티야비틸 아라빈단 박사는 “인도의 케랄라주만이 핫스팟(어떤 전염병의 거점)일 리는 없다”면서 “다른 인도 주들도 퍼졌을 수 있다. 보건 시스템이 열악해 잡아내지 못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파스퇴르 연구소의 바이러스학 책임자인 베스나 듀옹 박사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곳 캄보디아와 태국은 앙코르와트와 같은 관광지, 시장, 사원, 학교 등에서 박쥐 떼가 서식한다”고 우려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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