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탈레반이 “소수 민족 학살했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20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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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영국 BBC는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가 탈레반이 학살을 자행하고 아프간 내 소수 민족인 하자라족을 잔인하게 고문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앰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동부 가즈니주 말리스탄에서 7월 4일부터 6일 사이에 하자라족 남성 9명이 살해 당했다고 전했다.

앰네스티가 진행한 목격자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탈레반과 정부군의 전투가 심해지자 하자라족은 산으로 도망갔다.

그중 일부가 음식을 구하기 위해 문다라크트 마을로 돌아왔을 때, 탈레반은 집을 약탈한 뒤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문다라크트를 지나 자신의 마을로 돌아가던 사람들도 매복 공격을 당했다.

결국 9명 중 6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3명은 고문 끝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하자라족이 “왜 민간인에게 이토록 잔인한 짓을 하는가”라고 묻자 탈레반은 “서로 부딪히는 시기에는 모두 죽는다. 총을 가지고 있든 없든 상관없다. 지금은 전쟁 중이다”라고 답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탈레반의 냉혹한 잔인함은 과거를 떠오르게 한다. 그리고 이는 탈레반 정권이 가져 올 끔찍한 지표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는 탈레반 정권 하에서 소수 민족과 소수 종교가 특히 위험에 처해있음을 알려주는 증거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칼라마르는 탈레반이 점령한 많은 지역에서 핸드폰이 안 되는 상황이기에 정보가 이제야 유출된 것이라 덧붙였다.

엠네스티는 유엔(UN)이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위험에 처한 이들을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과거 탈레반은 집권 당시 여성과 소수 민족의 권리를 박탈했다. 하자르족은 아프간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지만 시아파이기 때문에 탈레반 집권 당시 차별과 박해를 받았었다.

탈레반은 수도 카불 점령 후 절제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기자 회견에서도 미군에 협력한 사람에게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리고 이슬람 법 아래에서 여성의 권리를 인정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하자라족의 지도자 압둘 알리 마자리의 석상을 파괴하고, 하자라족을 살해하는 등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UN도 탈레반이 이전 아프간 정부나 나토군을 위해 종사한 사람들을 찾고자 집집마다 돌아다니고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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