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불, 올림픽 발상지까지 접근…배 타고 대피 소동도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5일 12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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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옥 등 최소 100채 소실…인명피해는

그리스 최악의 폭염으로 발생한 산불이 아테네 올림픽 발상지 인근까지 퍼지는 등 규모가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시민보호청은 브리핑을 통해 수도 아테네를 중심으로 최근 24시간 동안 산불 118개가 발생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니코스 하르달리아스 시민보호청장은 “향후 며칠 혹은 수주 동안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우리의 주요 과제는 인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산불 중 하나는 그리스 남부 펠로폰네소스에서 발생했으며, 올림픽 발상지인 올림피아 인근까지 확대됐다. 유적지 피해는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지역에선 최소 가옥 및 사무실 100채가 소실됐으며, 500명이 호텔로 대피했다.

아테네 북부 에비아섬에선 주민 90명이 배를 타고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소방관 3명이 화상을 입었으며, 일부 가옥과 숲도 소실됐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상황실을 방문해 “아직 인명 피해는 없다”면서 “불탄 가옥과 숲을 복원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34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폭염으로 시작됐다. 이날 그리스 최고 기온은 45도로 관측돼 1987년 이후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됐다.

그리스 과학자들은 지난 3일간 산불로 발생한 피해는 예년 평균 화재 면적의 50%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아테네 천문대는 지난해 화재 규모의 57%에 달하는 6000헥타르가 3일간 불탔다고 보고했다.

화재 원인은 현재까지 불분명하다. 당국은 부주의가 원인일 것으로 보고, 인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터키, 이탈리아, 알바니아 등 인근 국가에서도 폭염으로 인한 산불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그리스와 이탈리아,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 등에 소방관과 산불 진압용 항공기를 파견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현 상황을 매우 우려하며 지켜보고 있다”며 “끔찍한 산불에 대항하기 위해 유럽은 연대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은 오는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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