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화 대신 하이힐 신은 여군… ‘성적 비하’ 비판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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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열병식 훈련사진 공개 “8월 독립 30주년 행사서 퍼레이드”
여론 “여군을 눈요기 삼으려 해”… 野 “장관 사과하고 계획 철회를”

우크라이나 여군들이 독립 3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고 있다. BBC 캡처
우크라이나 여군들이 독립 30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고 있다. BBC 캡처
옛 소련에서 독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날(8월 24일)을 기념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여군에게 군화 대신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해 ‘여군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일 여군이 검은색 구두를 신고 열병식 훈련을 하는 사진을 공개하고 다음 달 24일 열병식에서도 같은 차림으로 행진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하이힐 또한 군이 허용한 복장 중 하나라고도 했다.

여론은 ‘여군을 눈요기로 삼으려 한다’며 비판 일색이다. 퇴역 군인 마리야 베를린스카는 “여군에게 하이힐을 신고 행진하도록 하는 것은 관람석의 나이 든 관료들을 성적으로 자극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사평론가 비탈리 포트니코프 역시 “하이힐을 신고 퍼레이드를 한다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고 일부 관료가 중세시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일부 국회의원이 퍼레이드에 참가하는 여군들에게 하이힐을 신게 하라고 요구했고 이를 국방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을 비롯해 많은 국회의원은 안드리 타란 국방장관이 이 같은 하이힐 행진 계획을 철회하고 정식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는 4000명가량의 장교를 포함해 약 3만1000명의 여군이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2014년 전격 합병한 이후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 간의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동부 지역에만 약 1만3500명이 복무 중이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우크라이나#하이힐#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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