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리스크’에 테슬라 주가 또 하락…부자순위도 3위로 하락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1-05-18 14:19수정 2021-05-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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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였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요즘 계속 미끄럼질을 치고 있다.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잇단 경솔한 발언이 도마에 오른 이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CEO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기업 가치까지 흔들리는 ‘머스크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1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2.19% 급락한 576.83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무려 740% 상승하며 빅테크의 신기원을 열었던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는 20% 안팎 내림세를 보이며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52주 최고가(900.40달러) 대비로는 35.9% 추락했다.

테슬라의 약세는 일차적으로는 최근 미국 경제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라 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날 테슬라의 급락세는 페이스북(―0.15%) 애플(―0.93%) 아마존(+1.47%)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에 비해 훨씬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주가 하락이 ‘CEO 리스크’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지난주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겠다는 발언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충격을 줬고, 16일에도 트윗을 통해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아치울 것이라는 암시를 주면서 파문을 키웠다. 연초만 해도 가상화폐를 잔뜩 띄우는 발언을 이어가더니 지난달 분기 보고서 발표 때는 비트코인을 대량 현금화하면서 시장에 혼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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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돌출 발언과 행동들이 머스크에게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줬고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CNBC방송은 “머스크의 가상화폐 트윗이 테슬라의 주가 변동성에 기여하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을 정확히 진단해 큰 돈을 벌었던 마이클 버리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웠다. 버리는 증권거래위원회(SEC)에 1분기 말 기준으로 5억3400만 달러에 이르는 테슬라 풋옵션 80만 여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풋옵션은 해당 주식의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내는 파생상품이다.

CNBC에 따르면 버리는 얼마 전 트윗에 “테슬라가 수익을 ‘규제 크레딧’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위험 신호”라고 썼다가 지운 바 있다. 미국의 환경 정책 수단인 ‘규제 크레딧’은 전기차업체가 정부로부터 받는 일종의 ‘보상 포인트’로, 테슬라는 이 포인트를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에 팔아 돈을 번다. 테슬라가 전기차 판매라는 본업보다 이런 부업에 더 열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머스크 역시 경영보다는 가상화폐에만 관심을 보이면서 기업에 악영향을 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으로 머스크 자신의 재산도 줄어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머스크가 테슬라의 주가 하락으로 세계 부호 2위 자리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1612억 달러·약 182조 원)에게 내주고 3위로 내려갔다고 보도했다. 머스크의 재산은 올 1월 최고치보다 24% 급감한 1606억 달러였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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