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스파이? 고무보트 타고 대만 밀입국 中남성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5일 22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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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성 저우가 타고 대만해협을 건넌 고무 보트 -타이완뉴스 웹사이트 갈무리
중국 남성 저우가 타고 대만해협을 건넌 고무 보트 -타이완뉴스 웹사이트 갈무리
양안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중국인 남성 저우시안(33)씨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입한 1만6000위안(약 276만 원)짜리 고무보트를 타고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밀입국했다. 그는 “대만을 동경해서 왔다”고 주장했지만 중국군이 삼엄한 경계를 펼치는 대만해협을 일개 고무보트로 빠져나왔다는 점에서 의혹을 제기하는 시선이 상당하다. 대만 일각에서는 그를 대만의 해안경비 수준을 염탐하려는 중국 스파이로 의심하고 있다.

쯔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저우 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경 중국 남동부 푸젠성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대만으로 향했다. 약 180km를 표류한 끝에 같은 날 오후 9시 30분쯤 대만 중부 타이중 항구에 도착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대만 해경이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이후 각종 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격리됐다.

해경 조사에서 저우 씨는 “대만의 자유와 민주를 동경해 밀입국했다”고 밝혔다. 타고 온 고무보트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타오바오에서 구입했고 출발 전 휘발유 130리터를 샀다고도 진술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후 연일 대만에 대한 군사 위협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대만 상륙을 염두에 두고 대형 상륙함을 전진 배치시켰다. 이로 인해 대만 전체가 이번 사건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저우 씨가 중국 스파이가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과거 중국이나 홍콩에서 지명수배를 받은 범죄인이 당국을 피해 대만으로 밀입국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그가 지명수배범일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추궈청 대만 국방장관은 3일 “경계가 어떻게 뚫렸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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