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8848m 에베레스트까지 간 ‘코로나19’…베이스캠프에 퍼져

이은택기자 입력 2021-04-23 19:48수정 2021-04-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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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8848m인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에베레스트 관광이 국가의 중요 수입원인 네팔 당국은 이번 사태가 미칠 영향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23일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에베레스트 등반팀에 참여하고 있던 노르웨이 등반가 엘렌드 네스가 베이스캠프에서 이상 증세를 호소해 헬기로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CIVEW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는 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와 같은 팀에 속한 팀원들은 베이스캠프에 격리된 가운데, 등반로를 안내하는 역할을 하는 네팔인 셰르파 한 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처음 네스가 이상 증세를 호소했을 땐 고산병의 일종인 고산폐부종(HAPE·high-altitude pulmonary edema)으로 여겨졌다고 외신은 전했다. 고산폐부종은 산소가 희박한 높은 고도에서 폐가 적응하지 못하고 폐포에 물이 차는 병이다. 기침과 가래, 의식 장애가 나타나며 피를 토할 때도 있다.

네스가 언제 어떤 경로로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네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병원에서 나를 돌봐주고 있다”며 동영상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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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네스 외에도 ‘복수의’ 등산가들이 에베레스트 등반을 마친 뒤 카트만두의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CIVEW 병원 관계자도 “구체적인 것은 밝힐 수 없지만 에베레스트에서 온 사람 여러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네팔 당국은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이날 네팔 관광청 대변인은 “15일 후송된 등반가들이 폐렴 증세를 앓고 있어 격리 치료 중이라는 게 우리가 받은 정보의 전부”라고만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코로나19 확진 여부에 대한 네팔 관광청의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다고 전했다.

아시아의 빈곤국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네팔은 에베레스트 관광에 국가 수입을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고 에베레스트 관광도 막히면서 경제도 타격을 입었다. 때문에 최근 다시 등반을 허락해 에베레스트 관광을 부흥시키려 했으나 이번 감염 여파로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네팔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탓에 지난해 3월부터 에베레스트에 입산 금지령을 내렸다. 이후 상황이 호전되자 지난해 9월부터는 다시 등반 허가를 내줬다. 입산을 위해서는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WP는 “네팔이 봄철 외국인 등반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가 세계 최고봉까지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네팔 관광청은 에베레스트에 사람이 몰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한 번에 등반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고 있지만 감염을 막지 못했다. 외신에 따르면 네팔은 올해 들어 377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발급했다. 외신은 연말까지 2019년의 381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통계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네팔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만2152명, 누적 사망자는 3117명이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네팔 인구는 2967만4900여 명이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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