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환율플레이션’ 경고등… 글로벌IB, 물가 전망 줄상향

  • 동아일보

37개 기관 “韓물가 상승률 2%대 전망”
당국 개입에도 환율 여전히 높아
한은 “환율 10% 오르면 물가 0.3%P↑”

서울의 한 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2025.12.2/뉴스1
서울의 한 마트에 쌀이 진열돼 있다. 2025.12.2/뉴스1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일제히 한국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에 나섰다. 최근 148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새해에 고환율로 인한 ‘환율플레이션’이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미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달 중순 주요 기관 37곳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중간값은 2.0%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1.9%였던 해당 수치가 0.1%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14곳에서 전망치를 상향했고, 낮춘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기관들은 기존 수치를 유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한국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1%로 높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1.9%에서 2.0%로, 노무라는 1.9%에서 2.1%로, BNP파리바는 2.0%에서 2.1%로, 스탠다드차타드(SC)는 1.9%에서 2.0%로, 피치는 2.0%에서 2.2%로 올려 잡았다.

국내외 기관들이 전망치를 상향하는 배경에는 환율이 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83.6원에 주간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종가가 1480원을 넘기기도 했다. 24일에는 외환 당국이 환율 안정책을 발표하면서 환율이 하루 만에 33.8원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한 1449.8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 비싸게 수입품을 사들여야 하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국은행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한은은 내년도 물가상승률을 2.1%로 전망하지만 내년에 환율이 1470원대를 유지하면 물가상승률이 2.3%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올해 11월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한은의 관리 목표치인 2%를 넘겼다.

JP모건체이스는 이달 9일 보고서에서 “원화의 실효 환율이 추가로 절하될 경우 수입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소비자물가#물가상승률#환율플레이션#원-달러 환율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