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릎에 목 짓눌린 여성 이민자…‘멕시코판 플로이드’ 사태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0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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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판 플로이드 사태에 분노한 사람들. 뉴시스.
멕시코판 플로이드 사태에 분노한 사람들. 뉴시스.
27일 멕시코 동부의 유명 휴양지 칸쿤 인근 툴룸에서 엘살바도르 여성 이민자 빅토리아 살라사르(36)가 여성 경찰에 의해 목이 짓눌려 숨졌다. 지난해 5월 전 세계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기폭제가 됐던 미국 비무장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때와 비슷한 방식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소셜미디어와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살라사르는 제복을 입은 여성 경관에 의해 무릎과 손으로 목을 짓눌린 채 발버둥치고 있다. 남성 경관 3명은 이 장면을 지켜보며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고 있다. 다른 영상에서는 경찰들이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살라사르를 경찰차에 싣는 모습도 담겼다. 부검 결과 그는 목뼈 골절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관들이 왜 살라사르를 제압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멕시코판 플로이드’ 사태로 보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통과 수치를 느끼게 하는 사건”이라며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남녀 경관 4명을 구속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29일 미 북부 미네소타에서는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른 백인 경관 데릭 쇼빈(45)의 첫 재판이 열렸다. CNN 등에 따르면 검찰 측은 쇼빈 경관이 플로이드의 목을 누른 시간이 기존 8분 46초가 아닌 9분 29초라고 주장했다.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한 목격자 도널드 윌리엄스 씨 역시 “당시 플로이드가 비닐봉지 속 물고기처럼 숨을 헐떡이며 의식을 잃었다”고 증언했다. 반면 쇼빈의 변호인은 “플로이드의 사망 원인이 약물 중독, 심장병, 고혈압일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민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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