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 방어능력, 中-러-이란 아닌 북한에 초점 맞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美합참차장, 北도발 위험성 지적

최신형 ICBM
최신형 ICBM
존 하이튼 미국 합참차장이 23일(현지 시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미국 미사일방어능력 강화의 가장 주요한 이유로 든 것은 그만큼 북한의 미사일 개발 움직임과 실제 발사 가능성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과 핵탄두 양산 등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 상황으로 볼 때 미 본토에 대한 핵타격 능력 완성이 조만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튼 차장은 이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미사일 방어를 주제로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현재 미국의 미사일방어능력은 명확히 북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 이란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그들(북한)이 실제로 우리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2017년 ‘화염과 분노’로 표현되는 북-미 간 긴장 국면을 회고하며 “당시 김정은과 북한이 미국 본토를 겨냥해서, 아마도 핵탄두를 탑재했을 가능성이 있는 탄도미사일을 미국을 향해 실제로 쏠 가능성이 있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이에 대응해야 했고 그렇게 했다”며 미국이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요격 미사일을 배치했던 사실을 소개했다.

북한은 이미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여러 종의 ICBM을 개발한 상태다. 2017년 말 고각(高角)으로 시험 발사에 성공한 화성-14형(ICBM급)·15형(ICBM)이 대표적이다. 두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각각 1만, 1만3000km로 추정돼 미 본토 대부분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열병식에서 공개된 ‘최신형 ICBM’은 600kg급 핵탄두를 3개까지 실을 수 있는 다탄두 ICBM으로 추정된 바 있다.

하이튼 차장은 북한 미사일의 대응수단으로 차세대 요격체(Next Generation Interceptor)를 언급하면서 “북한이 그 어떤 (미사일 역량) 변화를 만들어도 미국이 계속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차세대 요격체’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 강화 작업의 핵심 분야다. 미국은 적국(북한)이 쏜 ICBM을 ‘발사 및 상승―중간 단계―종말 단계’ 등 3단계에 걸쳐 요격미사일을 쏴 파괴하는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간 단계(외기권·지상에서 500km 이상)의 요격을 맡고 있는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의 요격체를 2028년까지 신형으로 바꾸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난 속에서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미 간 핵 협상이 미-이란 핵협상보다 후순위로 밀리면서 현재의 교착상태가 길어질 경우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미국#미사일#방어능력#북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