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위약 투여자 우선 접종? 윤리적 고민 빠진 FDA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11일 0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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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긴급 사용 승인을 앞두고 윤리적 문제에 봉착했다. 백신 개발을 위해 기꺼이 임상시험에 자원, 위약을 투여받은 이들에게 백신을 제공해야하는지 여부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FDA 외부 자문단은 이날 회의를 갖고 이 문제로 격론을 벌였다. FDA는 화이자 백신의 안전이나 효능 문제에 있어서는 특별히 지적하지 않아 백신이 곧 미국에서 허가될 것이라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문제는 백신의 긴급 사용이 현재 진행 중인 실험과 향후 다른 백신을 연구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였다.

화이자는 위약 그룹에 있던 자원봉사자들에게 백신을 줄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FDA에 요청했다. 시험 참가자들은 백신을 맞기 위해, 또는 위약을 맞았을지라도 나중에 우선적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에 자원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장기적인 백신 접종의 효과를 비교하려면 위약 그룹이 백신을 맞지 않은 채 있어야 한다는 것이 FDA의 고민이다.

FDA 자문 중 한명인 그레고리 폴란드 박사는 “자신이 맞은 게 뭔지 알게 되면 절대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아직 완결되지 않은 장기적인 안전성과 효능 시험에도, 그리고 여전히 백신을 실험중이고 위약을 대조중인 제약사들의 다른 실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스탠포드 의과대학의 스티븐 굿맨 박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기준대로라면 백신을 맞을 순위가 아닌 사람이 위약 그룹에 있었다고 백신을 맞는 것은 ‘새치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 일반인들도 백신을 맞게 될텐데 장기적인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위약 그룹에 백신을 주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된다.

이같은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굿맨 박사는 위약을 받은 사람이 백신을 맞고 백신을 맞은 사람이 위약을 받는 ‘블라인드 교차 접종’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굿맨 박사는 이 방법이면 시험 참가자들은 자신이 맞은 주사가 무엇에 해당하는지는 정확히 몰라도 다른 곳에서 백신을 맞기 위해 임상시험에서 이탈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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