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4일 80번째 생일을 맞는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화상 팔순잔치’를 열기로 했다. 방역 수칙을 잘 지키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과학에 근거한 소신 발언을 해온 파우치 소장이 이번에도 가족과 거리를 두며 솔선수범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7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다른 곳에 사는 딸 셋과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으로 만나고 워싱턴 자택에서 아내와 단둘이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생일과 성탄절에 딸들을 보지 못하는 것이 올해가 처음이지만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 때도 자녀들에게 “집에 오지 말라”고 했다.
가디언은 미국의 누적 확진자와 누적 사망자가 각각 1500만 명, 28만 명을 돌파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관계자가 파티를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파우치 소장의 이번 결정이 특히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4일 행정부 관료들을 초대해 동관에서 성탄절 파티를 열었다. 여기에 참석한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줄리아니의 동료 변호사 제나 엘리스가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당시 참석자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파우치 소장은 미국의 대규모 백신 접종이 임박했다고 해서 섣부른 낙관론을 가져서는 안된다며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미국인의 약 70~75%가 백신을 맞아야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방역 경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