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날한시에… 코로나 걸린 노부부 하늘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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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겨울들어 확산속도 빨라져
입원환자 10만 넘어 역대최다

미국 미시간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24일 수십 초 차이로 함께 세상을 떠난 퍼트리샤(왼쪽), 레슬리 맥워터스 부부. CNN 캡처
미국 미시간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달 24일 수십 초 차이로 함께 세상을 떠난 퍼트리샤(왼쪽), 레슬리 맥워터스 부부. CNN 캡처
“두 분은 서로가 없는 세상에는 머물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하늘나라에) 조금 먼저 도착한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갈 시간이야!’ 하셨을 거예요.”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거의 동시에 세상을 떠난 70대 노부부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CNN, NBC 등은 1일 미시간주에 거주하던 레슬리(76), 퍼트리샤 맥워터스(78) 부부가 코로나에 걸려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24일 숨졌다고 전했다. 1분 이내의 간격으로 숨을 거둔 두 사람의 사망 시간은 오후 4시 23분으로 같았다.

부모를 한꺼번에 잃은 딸 조애나 시스크 씨는 “아름답지만 너무 비극적이다. (두 분은) 로미오와 줄리엣 같다”고 했다. 이어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부고란 사망 원인에 ‘코로나19’라고 밝혔다”며 “간호사였던 어머니가 천국에서도 많은 인명을 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먼저 코로나19에 걸린 퍼트리샤가 병원을 찾았지만 병원에선 ‘집에서 자가 격리를 하라’며 돌려보냈다. 이후 남편 레슬리도 감염되자 두 사람은 다시 병원을 찾았다. 부부는 일주일간 함께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병실에 입원 중이었다고 CNN은 전했다. 두 사람은 1973년 4월 결혼한 뒤 47년간 두 딸과 손자 3명, 증손자 6명을 뒀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비영리단체 ‘코비드트래킹프로젝트’는 2일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는 10만226명”이라며 “입원 환자가 10만 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라고 트위터에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미국#노부부#코로나#한날한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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