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재검표 요구 ‘막판 뒤집기’ 기대 트럼프…불복 소송도 연패

뉴욕=유재동 특파원 입력 2020-11-22 16:18수정 2020-11-2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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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대선에 불복하며 주요 경합주에서 제기한 소송이 줄줄이 실패로 돌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각주의 선거인단 확정을 막기 위해 개표 결과 인증을 미루려는 시도에 나서는 등 ‘막판 뒤집기’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에 많은 경합주가 개표 결과를 인증할 예정이어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선거 승리가 이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엄스포트 중부연방지법의 매슈 브랜 판사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우편 투표가 불법으로 이뤄졌다’며 개표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트럼프 캠프의 소송을 기각했다.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이끄는 트럼프 캠프 법률팀은 펜실베이니아주의 유명한 공화당원인 브랜 판사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줘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브랜 판사는 오히려 “이번 소송은 마땅한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이런 주장으로는 단 한 사람의 참정권을 박탈하는 것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트럼프 캠프의 무리한 소송 제기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 언론들은 “펜실베이니아주는 23일 개표 결과 인증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소송 기각은 트럼프 캠프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캠프는 다른 경합주의 소송전에서도 계속 고배를 마시고 있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19일 인구가 가장 많은 매리코파 카운티의 개표 결과 인증을 막아달라는 공화당의 요청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같은 날 가장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던 조지아주에서도 개표 과정의 부정을 주장하며 인증을 막아달라는 한 보수 변호사의 소송이 실패로 끝났다. 조지아주는 다음날인 20일 500만 표에 이르는 자체 재검표 결과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트럼프 캠프는 21일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추가 재검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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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의 집계에 따르면 3일 대선 이후 21일까지 트럼프 캠프나 그의 지지 세력들이 각급 법원에 제기한 32건의 소송 가운데 두 건을 제외한 30건의 소송은 모두 트럼프 대통령 측의 패소 또는 소송취하로 끝났다. 트럼프 캠프가 이긴 사례도 공화당 참관인이 개표 과정을 더 가까이서 봐야 한다는 소송, 일부 우편투표자의 신분증 제시 기한을 연장하면 안 된다는 소송(이상 펜실베이니아주) 등 개표 결과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건이었다.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소송들 역시 트럼프 캠프의 승산은 높지 않다. ‘네바다주에서 죽은 사람 명의로 투표가 됐다’는 등의 이유로 선거 결과를 무효화해야 한다는 소송이 몇 건 걸려 있지만 이중 일부는 법원에서 기각됐던 주장을 재탕한 것이다. 위스콘신주 일부 지역에서도 트럼프 캠프가 재검표를 요청한 상태지만 이 때문에 선거 결과가 뒤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불복 소송이 계속 실패로 돌아가자 트럼프 캠프가 ‘시간 끌기’ 전략으로 선회하는 듯한 모습도 감지된다. 미시건주 공화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21일 미시간주 개표참관인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개표 결과 인증을 2주 동안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미시간주 최대 도시 디트로이트가 포함된 웨인 카운티의 개표 결과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 참관인위원회는 민주당과 공화당 측 인사 2명씩으로 이뤄져 있어서 공화당 측 인사들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미시간주 개표 인증에 혼란이 예상된다. 미시간주 역시 펜실베이니아주와 마찬가지로 23일 개표 결과 인증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불복 소송에 정신이 없는 사이 국정이나 외교 활동은 사실상 손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다. 21일 오전 열린 주요 20개국(G20)의 화상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개회사를 하는 동안 “우리는 전례 없는 (투표) 사기를 보여줄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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