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무히딘 총리 ‘비상사태’ 선포설…정권유지 위해

뉴시스 입력 2020-10-24 02:26수정 2020-10-24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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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야당이 정권을 잡았다가 1년 반 지난 올 초 슬그머니 도로 옛 집권당이 여당이 된 말레이시아에서 국가비상 선포 소문이 돌고 있다.

반년 만에 또다시 여야가 바뀔까봐 총리가 선수를 쓰리라는 추측이 강하다.

23일 AP 통신 등에 따르면 야당 지도자로 20년 동안 총리직 직전까지 왔다가 밀려나곤 했던 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는 현 총리가 코로나 19와 싸우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할 계획이라는 보도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히딘 야신 총리의 진짜 목적은 안와르 자신이 총리 정부를 의회에서 축출할까봐 이를 막기 위해 비상사태 선언으로 의회를 일시정지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 오전 총리가 특별 각료회의를 연 뒤 국왕을 알현하러 갔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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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은 법원이 도전할 권한이 없는 조령으로 국정이 운영되고 나라가 다스려지는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

앞서 지난주 안와르는 국왕을 찾아가 현 무히딘 정부를 의회에서 불신임시켜 무너뜨릴 수 있는 의원 지지를 확보했다면서 관련 문건을 보이고 정권 교체 시도를 허락해줄 것을 설득했다.

무히딘 정권은 의회에서 단 2석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왕은 코로나 19 확진자가 3주 만에 배로 급증해 2만4000명이 넘은 위기를 이유로 안와르의 의회 투표 시도를 지연시켰다.

안와르는 이날 비상사태 선포는 정권 유지가 목적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 정권은 출범 때부터 정통성이 결여되어 있으며 의회에서 과반 지지를 현실화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코로나 19 위기를 권한남용 구실로 삼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통금 조치 없는 비상사태가 선포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도들인데 말레이시아에서 비상사태가 선포된다면 66% 다수의 말레이족과 관련된 인종 폭동이 터졌던 1969년 이후 처음이 된다.

무히딘 총리는 비상 선포가 없다면 내달 초 2021 예산안의 의회 통과를 성사시켜야 한다. 통과시키지 못하면 사임이나 조기 총선 압력이 거세질 것이다. 비상사태 선언으로 이 투표를 미루고 의원 지지를 공공히 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무히딘 총리는 올 3월 안와르가 부총리로 있던 마하티르 모하마드 총리의 개혁연합 정부를 돌연 무너뜨리면서 정권을 잡았다. 마하티르 연합에 속해있던 무히딘은 자신의 당을 여당 세력에서 이탈시킨 뒤 2018년 5월 총선에서 참패해 야당으로 전락했던 라집 나작 전총리 당과 손을 잡고 총리가 된 것이다.

무히딘은 말레이족 중심 정권을 기치로 내걸었는데 안와르나 마하티르도 말레이족이고 라집 전총리와 함께 말레이시아의 장기 집권연합체 출신이지만 개혁 노선에다 말레이족 중심주의를 배격하고 있다. 말레이족 다음으로 화교가 많다.

안와르는 20년 전에 마하티르 총리 밑에서 부총리를 맡고있다가 그 정권에서 남색 혐의로 구속되었고 10년 후에도 또 라집에게 당한 뒤 2018년 때 마하티르와 손잡고 라집을 타도하고 재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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