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열기, 바이든 유리한줄 알았는데… 공화도 ‘막판 결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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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13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지원 유세… 바이든은 여유? 케일리 매커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9일 다음 달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애리조나 프레스콧 공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유세에서 대통령을 뒤로한 채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 인근의 선거 캠프에 입장하며 오른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프레스콧·윌밍턴=AP 뉴시스
백악관 대변인, 트럼프 지원 유세… 바이든은 여유? 케일리 매커내니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19일 다음 달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애리조나 프레스콧 공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선 유세에서 대통령을 뒤로한 채 지지 발언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가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 인근의 선거 캠프에 입장하며 오른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프레스콧·윌밍턴=AP 뉴시스
미국 대선의 핵심 경합주에서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의 조기투표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열세로 평가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한 공화당원들의 유권자 등록도 몰리고 있어 열성 지지층의 막판 결집세가 13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승부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막판 결집하는 공화당 지지자들

19일 미국선거프로젝트(USEP)에 따르면 우편투표를 신청한 미국인 유권자는 8300만 명이 넘는다. 사전투표(early voting)는 부재자투표, 우편투표, 조기 현장투표로 나뉘는데 이를 합치면 이미 310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마쳤다. 2016년 전체 투표자의 23%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주에서도 이날부터 조기 현장투표가 시작됐다. 마이애미의 포트마이어스와 새러소타 지역에서는 투표소가 문을 열기 1시간 반 전인 오전 7시부터 길게 줄이 늘어섰다. 이날까지 접수된 우편투표까지 합치면 플로리다에서 이미 250만 명 이상이 투표권을 행사했다. 사전투표자의 당적이 확인되는 19개 주 평균으로는 민주당 소속이 약 53%, 공화당 소속이 25%다. 사전투표가 많을수록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일부 경합주에서는 공화당원들도 사전투표에 적극 나서고 있어 사전투표가 많은 것이 반드시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플로리다의 경우 사전투표를 한 공화당원의 비율이 전체의 30%를 넘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 오차 범위 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는 이 지역에서 사전투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유권자 등록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 투표장에 나올 공화당원들이 많아진다는 뜻이다. 플로리다주 자료에 따르면 4년 전에는 유권자 등록을 한 민주당원의 수가 공화당원보다 33만 명 많았지만 이제 13만4000명으로 좁혀졌다. 다른 경합주 상황도 마찬가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의 경우 공화당으로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들은 2016년 이후 17만4000명이 늘어난 반면 민주당은 오히려 3만1000명이 줄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같은 기간 민주당이 13만6000명을 잃은 반면 공화당은 10만 명을 새로 확보했다.

○ 기술적 오류 잇따르는 우편투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선거 당일 결집해 투표장으로 몰려갈 가능성이 높다. 집계에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걸리는 우편투표 결과가 나오기 전 현장투표 결과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하는 ‘레드 미라지(Red Mirage·빨간색이 상징인 공화당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는 초반 착시 현상)’가 예상되는 이유다.

우편투표 중에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사표가 얼마나 나올지도 변수다. 선거 전문가들은 최대 10만 표가 사표 처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정부가 인정한 공식 봉투를 쓰지 않은 우편투표 용지는 무효화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최근 나왔다.

투표 결과의 신뢰도 역시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이번 미국 선거가 잘 운영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2018년 81%에서 2년 만에 62%로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요하게 제기해온 우편투표 부정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인다.

최종 당선 확정이 언제 발표될지는 불투명하다. 지난주 조지아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신원 확인 과정의 컴퓨터 오작용 문제가 발생했고, 필라델피아의 앨러게니 카운티에서는 투표용지를 인쇄, 발생하는 회사의 실수로 2만9000명의 유권자에게 잘못된 투표용지가 발송됐다. 이런 오류들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하며 대선 결과에 불복할 경우 대법원까지 진흙탕 법정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2016년 대선 캠페인을 이끌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선거 결과가 도둑질당하거나 조 바이든이 승리를 선언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에 또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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