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ICBM 곧 시험발사할 듯…3년 만에 전술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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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2일 13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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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 뉴스1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 뉴스1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10일 노동당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데 대해, 김정은 정권이 비핵화 협상 3년 만에 이전 전술로 복귀했다고 분석했다.
위협적인 무기를 공개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전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복수의 전문가들을 인용해 “독재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해 무기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이번 열병식은 김정은이 위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줬다”면서 “이 무기들은 그의 아버지 김정일의 무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에 공개된 신형 ICBM은 미국 본토 타격 가능성을 입증한 화성-15형의 후속 미사일로 사거리는 비슷하지만, 훨씬 길고 두꺼운 데다 3배 이상의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

북한은 최근 몇 년 동안 ‘무력 과시’를 피해왔다. 2017년 전쟁 직전까지 몰고 갔던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3년간 핵실험을 하거나 ICBM을 발사하지 않았고, ‘새로운 길’을 선언한 올해 들어서도 대규모 발사를 하지 않았다.

WSJ은 그러나 11월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제 위기, 홍수 피해, 코로나19 대유행 등 삼중고에 직면한 김정은 정권이 무기 공개를 통해 도발을 예고하는 방안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신형 ICBM 공개는 미국과의 비핵화 회담은 여전히 교착상태에 빠져 있고, 차기 대통령에게 공이 넘어간 상황에서 제재 완화가 절실한 북한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신형 ICBM이 위협용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무기는 현실적인 조건에서 여러 번 시험해야 능력이 입증되는데, 북한은 2017년 11월 이후 장거리 실험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위성락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신형 ICBM은 타격은 고사하고 시험발사 준비가 됐는지조차 검증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내에선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니 이를 억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도 언젠가 핵억제가 공식적인 미국 정책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전문가인 이성윤 미국 터프츠대 교수는 “북한이 머지않아 신형 ICBM을 시험발사할 것”이라며 “이번 열병식으로 지금 평양은 한창 축제를 즐기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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