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치, 트럼프 캠프 광고에 반발…‘교묘한 편집·무단 사용’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2일 07시 19분


코멘트

"50년 가까운 공직 생활 중
정치 후보 공개 지지한 적 없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가 자신의 인터뷰 영상을 무단 사용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파우치 소장은 “50년 가까이 공직생활을 하면서 어떠한 정치 후보도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 허락 없이 공화당 캠페인 광고에 등장한 내 발언은, 몇 달 전 연방 공중보건 공무원들의 노력에 대해 광범위하게 한 말을 맥락 없이 갖다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캠페인은 코로나19 치료차 병원에 입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퇴원한 이후 새로운 광고를 공개했다.

미시간주에서 방영되는 30초짜리 이 광고는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높이 평가하는 듯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광고의 화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부터 회복했다. 미국도 그렇다”며 “우리는 함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일어섰다. 우리의 노인을 보호하고 그들이 기록적인 시간에 생명을 구하는 약을 얻도록 하며,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고 나서 파우치 소장이 등장해 “누구도 이보다 더 많은 일을 하리라고 상상할 수 없다”고 밝힌다.

광고에는 날짜가 명시되지 않았지만, 이는 파우치 소장의 3월 폭스뉴스 인터뷰 영상이라고 CNN은 전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파우치 소장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노고를 전하면서 수많은 백악관 회의와 늦은 밤의 전화 통화가 진행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이런 위협은 처음”이라며 “나는 팀의 많은 사람 중 한 명이며, 유일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사태 시작부터 나는 거의 전 시간을 여기에 할애했다”며 “나는 거의 매일 TF와 백악관으로 간다. 매일매일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그 누구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광고에 등장한 문제의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콕 짚어 언급하지 않았는데도, 마치 미국 최고 전염병 권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띄운 것처럼 편집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팀 머토프 캠프 대변인은 “파우치 소장 자신이 한 말이다. 파우치 소장이 트럼프 행정부가 한 일을 칭찬한, 전국으로 방송된 TV 인터뷰”라고 해명했다.

코로나19 대응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은 의견 차이를 나타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독감 정도로 취급하고 위험성을 경시할 때 파우치 소장은 소신 발언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 전 백신이 나올 수 있다고 자신한 반면 파우치 소장은 내년 늦여름 혹은 가을에나 가능하다고 예상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