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통’ 아베 동생 기시 노부오 日방위상 등장에 긴장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17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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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이 지난 1월12일 재선 축하인사차 예방한 기시 노부오 일본 자민당 중의원 의원(현 방위상)을 관저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만 총통부) © 뉴스1
차이잉원 대만 총통(오른쪽)이 지난 1월12일 재선 축하인사차 예방한 기시 노부오 일본 자민당 중의원 의원(현 방위상)을 관저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만 총통부) © 뉴스1
일본의 새 방위상 기시 노부오(岸信夫)가 대만과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어 중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중일관계 전문가들을 인용, “기시 방위상이 지난 수년 간 일본 집권 자민당을 대표해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비롯한 대만 지도자들과 접촉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일례로 기시 방위상은 지난 7월 말 리텅후이(李登輝) 전 대만 총통 서거 때도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이끄는 일본 대표단의 일원으로 대만을 방문, 차이 총통을 만났다.

기시 방위상은 차이 총통이 올 1월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을 때도 한달음에 달려가 축하인사를 전했다.

나카노 고이치(中野晃一) 일본 조치(上智)대(소피아대) 교수는 “기시는 일본 내 보수진영과 타이베이(臺北) 정부 간 중요 연락책 가운데 1명”이라며 “그가 대만과 가까운 건 그의 배경이나 가족을 봤을 때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시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으로서 일본회의 등 다수의 극우단체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성이 다른 것은 그가 어렸을 때 외가에 양자로 입양됐기 때문이다. 아베 전 총리의 외할아머지가 전후 일본 최고의 보수정객으로 일컬어지는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한듯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출범과 기시 방위상 임명에 관한 질문에 “중국은 일본과의 협력 강화를 바란다”며 “일본이 대만과 공식적인 관계를 발전시키지 않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그러나 류칭빈(劉慶彬) 요코하마(橫兵)대 준교수(부교수)는 “기시가 대만 관련 활동에 관여하긴 했어도 인지도가 극히 낮다”며 그의 방위상 기용을 안보 분야 등에 관한 일본과 대만 간의 공식적 접촉을 위한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보다는 앞서 스가 총리가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외교·안보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만큼 아베 측에서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서 기시를 기용한 것일 수 있다는 게 류 교수의 설명이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7년8개월 재임 기간 대외적으론 미국과의 안보동맹 관계가 “일본 외교의 기축”이라고 강조했지만, 미국과 전방위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도 경제적 문제를 이유로 ‘등거리’ 외교를 펼쳐왔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아베 전 총리는 올 초 보수 지지층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속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본 국빈방문을 추진했었다.

이와 관련 스티븐 나기 일본 국제기독교대 교수는 기시의 방위상 기용은 “중일관계의 광범위한 지속성을 나타준다”면서 특히 “향후 중일관계와 미중일 관계에서 아베가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메시지도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일 양국은 그동안 동중국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기에 대만 문제 때문에 아니더라도 언제든 ‘충돌’이 표면화될 여지가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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