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내각 20명중 11명 ‘아베 각료’… 한국 관련 업무 3명도 유임

도쿄=박형준 특파원 , 황형준 기자 입력 2020-09-17 03:00수정 2020-09-1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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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아베’ 닻올린 스가 정권
각료 총괄 관방장관도 아베 측근… 방위상엔 아베 친동생까지 임명
첫 회견서 “이웃국과 안정 관계” 中-러 언급하며 한국은 거론 안해
양국관계 이른 시일내 개선 힘들듯
도쿄=AP 뉴시스
《일본에서 16일 ‘스가 정권’이 공식 출범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자민당 총재는 이날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실시된 총리 지명 선거에서 모두 과반을 득표해 새 총리로 선출됐다. 7년 9개월 연속 재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막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스가 총리에게 보낸 축하 서한에서 “과거사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자민당 총재가 16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이로써 최장수 기록을 세우며 7년 9개월 연속 재임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끝나고 ‘스가 정권’이 닻을 올렸다.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스가 내각, 출범 기념사진 스가 요시히데 신임 일본 총리(앞줄 가운데)가 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각료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신조 내각 각료들을 대거 재기용하면서 아베 정권 계승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도쿄=AP 뉴시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9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의 정책을 확실히 계승하고, 더 전진시키는 게 나의 사명”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어 최우선 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스가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경제’를 꼽았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중국, 러시아 등 이웃 국가와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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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새로 출범한 스가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스가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 중 한일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뜻을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축하 서한은 남관표 주일 대사가 직접 일본 외무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관례에 비춰 볼 때 축전보다 격상해 대우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병으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에게도 서한을 보내고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후생노동상을 관방장관으로 이동시키는 등 20명의 각료를 임명해 ‘스가 내각’을 발족시켰다. 각료 20명 중 11명(8명 유임, 3명 수평 이동)을 직전 아베 내각 인사로 채운 것이다.

특히 한국과 관련이 깊은 업무를 담당하는 각료가 대거 유임되면서 경색된 한일 관계가 이른 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징용 등 외교문제 창구),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수출 규제),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교과서 문제)이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방위상에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외가의 양자가 됐기 때문에 아베 전 총리와 성(姓)이 다르다.

또 각료들을 총괄하는 관방장관에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가토를 기용했다. 가토 관방장관과 아베 전 총리는 부친 세대부터 시작해 2대(代)에 걸쳐 깊은 관계를 맺어온 사이다.

스가 총리가 강조한 개혁을 담당할 행정개혁담당상에는 1996년 중의원 의원 당선 동기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방위상을 임명했다. 스가 총리는 디지털화도 강조했는데, 기존 IT 담당상을 디지털담당상으로 이름을 바꿔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의원을 임명하며 어느 정도 ‘스가 색깔’을 냈다. 하지만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스가 총리가) 과감한 인사를 선언했으면서도 유임, 수평 이동이 많다. 이것으로 국민의 지지가 높아지겠느냐”고 지적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황형준 기자
#스가 정권#포스트 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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