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둔 10월에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계기로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ICBM 역량 강화 시도에 우려를 표시하며 관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 국가이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연구원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고위당국자 및 정부 당국자들에게 들었다며 “북한이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10월10일에 신형 고체연료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안보 전문매체인 ‘내셔널인터레스트’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11월 대선을 몇 주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해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는 신형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당국자는 그에게 “북한이 모든 도발을 자제하고 대화의 길로 돌아오기를 강력히 권고한다”며 “이것만이 그들이 모색하는 정권의 안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고체연료 ICBM 발사에 성공한다면 이는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기술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확인하는 결과가 된다. 북한은 과거 발사한 화성-14형과 화성-15형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했지만 아직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을 발사한 적은 없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보다 안정성이나 은닉성이 뛰어나고 연료 주입에 걸리는 시간 없이 즉시 발사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중대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데 이어 올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서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언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 무기가 고체연료 ICBM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1일 국무부와 재무부, 상무부 합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령한 배경에는 내부적으로 파악해온 북한의 이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이번 주의보를 발령한 배경에 대해 “북한이 위협 대신 협상에 나서라는 방향이 담긴 또 다른 조치”라며 “북한은 단지 편히 앉아서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로버트 수퍼 미 국방부 핵·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첼항공우주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역량 증진을 추진하고 있다”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까지 이 시도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지상요격기(GBI) 체계의 현대화를 포함한 다층적 방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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