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中 외교부장 “미국과 신냉전 원치 않는다”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6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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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을 적대국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략은 “심각한 오판”이라며, 미국과의 관계가 더 악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는 동시에, 1979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치달은 양국 관계의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매카시즘(반공산주의 선풍)의 유령이 미국에서 부활했다는 시각이 많다. 양국이 신냉전에 빠질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신냉전’을 인위적으로 만들려는 어떤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답했다.

미중 간 새로운 냉전 구도는 양국 국민의 이익에 전적으로 위배되는 것은 물론, 세계 발전의 조류와도 완전히 동떨어져있다는 게 왕이의 주장이다.

그는 “냉전이 남긴 상처와 고통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면서 “21세기에 새로운 냉전을 시작하려는 자는 역사의 잘못된 편에 서게 되고, 국제 협력을 전복시킨 사람으로 기억돼 역사의 치욕으로 못 박힐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이는 이어 “오늘날의 중국은 냉전 시대 소련이 아니다. 우리는 제2의 미국이 되려 하거나, 이데올로기를 수출하거나 다른 나라 내정에 간섭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양국 국민의 이익만 해치는 미국과의 외교 전쟁을 벌일 생각은 없다”며 “우리는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과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확고하게 평화 발전의 길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는 또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 양국 관계의 전망과 그 타개책을 묻는 질문에 “중국을 적대국으로 만들려는 미국의 노력은 심각한 전략적 오판”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 결집을 위해 반중 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왕이는 그 해결책으로 상호 존중·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하는 동시에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는 데 혈안이 돼 있다면 중국은 적절한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 우리는 반드시 주권과 안보, 발전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맞대응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앱 퇴출 시도를 겨냥해 “강제적인 디커플링은 양국 관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국제산업의 안보와 각국의 이익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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