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발 했나? 종말 온줄 알았다” 레바논 버섯구름에 초토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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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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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이 온 줄 알았다”, “핵폭탄 터진줄 알았다”

4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대폭발 사고로 수천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생존자들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떠올렸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항에서 큰 굉음과 함께 두 차례의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원자폭탄 처럼 거대한 잿빛 버섯 구름이 만들어졌고 반경 10㎞ 이내 건물은 대다수 파괴됐다. 건물은 앙상한 골격만 흉측하게 남았고 깨진 유리창 조각들은 거리를 메웠다.

레바논과 최소 160km 떨어진 키프로스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 요르단 지진관측소는 폭발 충격이 규모 4.5의 지진과 맞먹는다고 추정했다.

폭발 현장 인근 도로와 공터엔 시신이 즐비했고 붉게 물든 옷을 걸쳐 입은 부상자들이 가득했다.


베이루트 시장은 “일본 히로시마에서 일어난 원자폭탄 같았다”며 “어떻게 복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망연자실했다. 모하메드 칼리페 전 보건장관은 “설명조차 할 수 없는 대대적인 파괴”라고 회상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한 생존자는 “내가 아직 살아 있다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베이루트대의 한 부교수는 폭발 당시 베이루트 외곽에 있었지만 ‘가까운’ 느낌이었다며 “사방이 흔들렸고 매우 거대했다. 레바논 내전, 이스라엘 참공 등을 겪었지만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거대함이었다. 레바논에서 일어난 가장 큰 폭발”이라고 증언했다.


부상을 입은 한 남성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뭔가 폭발하는 것이 들렸고 부상을 입었다. 이게 내가 기억하는 전부”라고 했다.

인근에 정박해 있던 선박의 승무원은 “폭발 소리를 들었고 로비 반대편으로 날아가 카펫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베이루트 항구가 완전히 파괴됐다. 너무 공포스럽다”며 “세상의 종말(apolcalypse)과 같았다”고 했다.

이 폭발로 지금까지 최소 100명이 숨지고 40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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