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연구진, 메콩강 하류 가뭄 원인 놓고 격돌…“새 분쟁지”

  • 뉴시스
  • 입력 2020년 8월 3일 13시 23분


중국 댐이 원인'맞다' vs '아니다' 상반된 연구결과 나와
SCMP "메콩강 미중 간 새로운 분쟁지 될 소지 있어"

메콩강의 중국 댐들이 미·중간 새로운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미중간 새로운 분쟁지: 메콩강의 중국 댐들인가?(The next US-China battleground: Chinese dams on the Mekong River?)’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과 중국이 메콩강 지역에서의 가뭄 원인이 중국 댐 때문인지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메콩강 하류 국가들은 메콩강 상류의 중국 댐들이 하류 국가들의 가뭄을 악화시켜 하류 국가들의 식량 안보에 위협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국가들의 비판에 중국 정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댐들은 하류 국가들이 겪는 가뭄과 무관하다며 오히려 문제의 해결책이 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메콩강 하류 가뭄 중국 댐이 원인인가

칭화대와 중국 수자원연구소는 지난 7월 중국의 댐들이 우기 때 물을 저장하고 건기 때 이를 방류함으로써 가뭄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미국 연구에서는 베트남은 가뭄으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태국은 올해 초 가뭄에 대한 구호활동에 군을 동원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가뭄의 원인을 중국 댐 탓으로 돌렸다.

분석가들은 이같은 엇갈린 주장들은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간 관계를 통제하려는 의도가 밑바닥에 깔려 있다며 다시 말해 메콩강은 미중 간 새로운 분쟁지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메콩강은 중국의 티베트에서 발원하여 미얀마·라오스·태국·캄보디아·베트남 등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르는 길이 4020㎞의 동남 아시아 최대의 강으로 6000만 명의 생명수가 되고 있다.

미국 연구업체인 아이온어스(Eyes on Earth)는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의 댐들이 470억㎥(큐빅미터)의 물을 저정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보고서는 유엔이 지원하는 ‘지속가능인프라파트너십’의 의뢰로 작성됐다.

이와는 달리 중국 쪽 연구에서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중국 연구진은 메콩강 하류국가들의 가뭄 원인은 온난화, 강수량 감소 등 환경적 요인이 크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중국 댐들은 메콩강 상류 뿐만 아니라 메콩강이 통과하는 모든 국가들의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연구원들은 메콩강이 통과하는 모든 국가들 중 중국이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메콩간 전체 유역에서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은 7% 정도이지만, 중국 댐들이 위치한 메콩강 상류에서의 가뭄 발생 가능성은 12%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영문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지면을 통해 아이온어스를 직접 거론하지 않은 채 “일부 외국 연구진이 메콩강 하류국가들의 가뭄 원인에 대해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연구를 비판했다.

◇전문가·환경단체 “중국 측 주장에 모순 있어”

중국 측의 연구결과에 여러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의문을 제기했다고 SCMP는 전했다.

WWF(세계자연기금)에서 프로그램 조언자로 활동하고 있는 마크 고이쇼는 “불규칙한 강수량이 가뭄의 한 원인이라면서도 인간들의 활동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중국 댐과 가뭄이 무관하지 않다는 반론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에서 운영자로 활동하는 브라이언 에일러도 “가뭄이 우기 때도 발생했지만 중국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의 세바스티안 비바 연구원은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가뭄과 연관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댐들은 이를 심화시켰다”고 밝혔다. 비바는 “미중 간 서로 다른 보고서는 메콩강이 지정학적 분쟁지가 됐다는 신호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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