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파우치, 다 틀렸다”…백악관, ‘파우치 죽이기’ 총공세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15일 1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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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14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에 대해 “나와 이야기한 모든 것이 다 틀렸다”고 폄훼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USA투데이의 ‘토론의 장(Today’s Debate)‘에 올린 글에서 “나에게 그(파우치)의 조언을 듣느냐고 물으면 나의 대답은 회의적이고 조심스럽다는 것”이라며 “그는 대중에 대한 태도가 좋지만 나와 이야기한 것은 모든 것이 다 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난 1월 말 내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중국발 항공 입국 금지를 추진했을 때 파우치 소장은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에 대항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수십만 명의 미국인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1월 말 내가 치명적인 전염병일 가능성이 있다는 메모를 통해 경고했을 때 파우치 소장은 언론에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었다”며 “2월 대통령을 대신해 역사상 가장 빠른 산업 동원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을 때에도 그는 여전히 대중들에게 중국 바이러스의 위험성은 낮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기록적인 시간에 새로운 마스크를 만들고 있을 때 파우치 소장은 마스크에 대한 입장을 급격히 바꿨다”고 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초기 마스크 부족 현상 등을 우려해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의료 종사자들에 대해서만 마스크를 쓰라고 했다가 이후 모든 대중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파우치 소장이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했을 때, 나는 그에게 안전성과 효능이 있다는 과학적인 증거로 맞섰다”며 “최근 디트로이트병원 연구는 이 약이 조기 치료에 사용될 때 사망률이 50% 감소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나바로 국장은 “이제 파우치 소장은 사망률 감소가 우리의 경제 재개 속도를 이끄는데 도움이 되는 ’가장 중요한 단일 통계‘일 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사망률이 낮을수록 더 빨리 문을 열 수 있다”고 항변했다.

나바로 국장은 이 같은 발언으로 최근 백악관 관리들의 파우치 소장 공격 대열에 합류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지난 주말부터 파우치 소장의 잘못된 발언을 모아 익명으로 언론에 흘리고 그를 풍자하는 만화를 게시하는 등 맹공격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파우치 소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하면서도 “그가 많은 실수를 했다”고 한 바 있다.

USA투데이는 나바로 국장의 주장이 자신들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하다고 적시했다. 또한 “’우리의 관점‘은 ”코로나19 와중에 파우치 소장에게 재갈을 물리는 것은 위험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 밑엔 나바로 국장의 시각에 대한 짤막한 설문조사가 붙어 있는데 10명 중 9명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답했다. 6047명이 참여한 상황에서 83.89%(5073명)이 ’강하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5.42%(328명)다. ’동의한다‘와 ’강하게 동의한다‘는 의견은 모두 합해 8.88%(537명)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조지타운기관 정치·공공서비스의 생중계 행사에서 “대부분의 경우 존경받는 의료당국을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나는 그들 중 한 명이다. 나를 믿어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코로나19 검사를 총괄하는 브렛 지로이르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최근 NBC뉴스에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에 근거해 가끔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중 누구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미국 국민들에게 완전히 투명하다”고 밝힌 바 있다.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사태 대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줄곧 상반된 입장을 표명해 왔다. 특히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 타격을 줄이기 위해 조기 정상화를 압박하자 그 위험성을 경고했으며 서둘러 규제를 완화한 남부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사태가 악화한 뒤 일일 신규 확진자가 6만 명 이상까지 치솟자 봉쇄 정책을 펴거나 재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최고 전염병 권위자로 여겨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초당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파우치 소장을 존경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향해 “코로나19 와중에 파우치 소장을 깎아내리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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