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2022년까지 현재의 ‘제로(0)’ 금리를 유지할 뜻을 시사했다. 초저금리 지속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10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의 나스닥지수는 1971년 출범 후 49년 만에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000 선을 돌파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를 0.00∼0.25%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FOMC 위원 17명의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통해 현 제로금리가 2022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미 성장률이 ―6.5%를 기록하겠지만 내년에는 5.0% 상승하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업률은 올해 9.3%에서 내년에 6.5%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롬 파월 의장(사진)은 화상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고려조차 하지 않고 있다. 도전적 시기에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수익률곡선 통제(YCC·Yield Curve Control)’를 언급했다. YCC는 중앙은행이 특정 국채를 사고팔면서 장기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넘어 시중금리까지 직접 통제할 뜻을 밝힌 것으로, 양적완화보다 적극적인 경기침체 대응 방식으로 꼽힌다.
초저금리 지속 기대감,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활성화의 수혜를 입고 있는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의 호조에 힘입어 이날 나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66.59포인트(0.67%) 오른 10,020.35에 마쳤다. 1971년 개장한 나스닥은 1995년 7월 1,000 선을 돌파했고 IT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3월 5,000 선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12월 26일 9,000 선을 돌파한 지 불과 49일 만에 1000포인트 상승할 정도로 최근 상승세가 가파르다.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2.5%, 3.7% 올랐다. 아마존(1.8%)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0.7%)도 상승하는 등 소위 ‘마가(MAGA)’ 4개 기업이 10,000 선 돌파를 주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머리글자와 같아 붙은 별명이다. 다만 미 실물경제가 여전히 침체 여서 나스닥이 이상 과열에 빠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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