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연방군 동원 반대”… 시위 대응 둘러싸고 내분 양상도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 김정안 특파원 , 뉴욕=박용 특파원 입력 2020-06-04 03:00수정 2020-06-0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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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흑인사망’ 시위 격화]인종 시위 넘어 反트럼프 시위 조짐
두 주먹 불끈 쥐고… “인종차별 반대” 2일(현지 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한 수천 명의 시민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주먹을 들어올리고 있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미 흑인 육상 선수 존 칼로스가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주먹을 들어올린 이후 이 동작은 흑인 인권운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세인트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무장 군(軍) 투입’ 등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힌 이후 워싱턴 등에서는 인종차별 시위를 넘어 반(反)트럼프 시위로 번질 조짐도 나타났다. 3일(현지 시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시위에 연방 방위군을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시위 대응을 둘러싼 미 행정부 내 내분 양상까지 드러나고 있다.

시위 8일째를 맞는 2일 워싱턴과 뉴욕, 보스턴, 필라델피아,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덴버 등 대도시의 주요 도로와 공원은 오전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시위대의 물결로 뒤덮였다. 상당수가 통행금지가 지난 시점까지도 시위를 지속하며 자리를 지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워싱턴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뜨거워졌다. 백악관 앞에서는 통행금지가 시작된 오후 7시 이후에도 도로를 꽉 채운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낙선시키자(vote him out)”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계속했다.


이날 미 국방부가 연방군 병력 1600명을 워싱턴 인근에 배치시켰다고 밝히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이와 별도로 CNN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전역으로는 29개 주에 약 2만 명의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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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위가 거세지자 에스퍼 장관은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폭동진압법은 긴급사태에서만 발동하는 것인데 지금은 긴급사태가 아니다. 나는 폭동진압법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폭동진압법을 발동하면 연방군을 시위 진압에 투입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에스퍼 장관은 “내 목표는 국방부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2일 뉴욕에서도 통금 시간인 오후 8시를 넘기고도 타임스스퀘어에 수백 명의 시위대가 남아 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후 9시 반경 어퍼웨스트사이드에서 경찰이 시위대와 충돌하고 200명을 체포했다.

다만 대부분의 시위는 전반적으로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애틀랜타, 시애틀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열린 시위에는 흑인은 물론이고 백인과 어린아이, 노인 등이 참가했고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들고 있는 방식의 조용한 시위를 이어갔다.

조지 플로이드 씨의 전 동거인인 록시 워싱턴 씨는 이날 플로이드 씨와의 사이에 낳은 6세 딸 지아나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딸은 이제 아빠가 없다”며 흐느꼈다. 플로이드 씨 추모 행사는 4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해 8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주 클린턴, 텍사스주 휴스턴 등지에서 열리며 장례식은 9일 휴스턴에서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2일 트위터에 “시위대가 평화롭다는 주장은 틀렸다”고 했고, 특히 뉴욕을 콕 찍어서 “완전히 통제 불능” “혼돈과 무법, 파괴에 점령당했다”고 비난하며 방위군을 투입하라고 종용하는 트윗을 연달아 올렸다. “천한 인간들과 패배자들(lowlifes and losers)이 당신들을 갈가리 찢어 놓고 있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3일 오전에도 “주 방위군이 준비됐다!” “법과 질서” 같은 트윗을 올렸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진압 방침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김정안 / 뉴욕=박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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