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시위대, 경찰서 방화까지…美 인종차별 시위 확산

조유라 기자 입력 2020-05-29 17:57수정 2020-05-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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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간) 비무장 상태의 미국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씨(46)가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숨진 것에 분노한 시위대가 26~28일 사흘 연속 항의 시위를 벌였다.

10만 명이 넘는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대부분이 흑인 등 소수 인종이란 보도가 잇따르는 가운데 성난 민심이 두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도시들도 시위가 확산되면서 방화 등이 잇따르고 있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플로이드 씨가 숨진 중북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28일 오후 7시경 시위대가 경찰서에 불을 질렀다. 시 당국은 “해당 지역의 가스선이 끊겼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대피를 권고했다. 경전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상점들은 대부분 문을 닫았다. 주 의회 역시 의원 및 직원들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날 미네소타에서만 최소 16건의 방화가 발생하자 팀 월즈 주지사(민주)는 약 500명의 주 방위군을 소집했다. 시위대는 미니애폴리스는 물론이고 이웃한 주도(州都) 세인트폴에 있는 대형마트 타깃 등 상점 170여 곳의 유리창을 깨부수고 난입해 물건을 약탈했다. 경찰을 향해서 돌을 던지는 사람도 많았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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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애리조나주 피닉스, 켄터키주 루이빌, 테네시주 멤피스, 콜로라도주 덴버 등에서도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뉴욕에서는 40명 이상이 체포됐고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침을 뱉고, 권총을 뺏으려 했다. 덴버에서는 시위 중 주의회 의사당을 향해 6, 7발의 총이 발사됐다. 총격이 시위와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14년 7월 역시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숨진 뉴욕의 흑인 남성 에릭 가너씨의 어머니는 ABC방송에 “악몽이 반복되고 있다. 플로이드씨 유가족과 통화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밝혔다. 가너 씨를 숨지게 한 경관은 2019년 8월 해고됐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블기소 판정을 받았다. 강경 진압에 관여한 경찰들을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이 와중에 16일 남부 텍사스주 미들랜드 경찰이 흑인 남성 타이 앤더슨 씨(21)를 교통법규 위반 혐의로 체포하는 과정에서 비무장 상태의 그를 향해 총을 겨눈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팡이를 짚은 그의 90세 할머니가 나와 손자의 연행을 막는데도 할머니를 거칠게 밀치고 수갑을 채웠다. 앤더슨 씨의 변호사는 “애초에 교통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플로이드 씨의 사망 동영상을 봤다.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위터에는 “폭력배들(thug)이 플로이드 씨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 약탈이 시작되면 발포도 시작될 것”이라며 강경 진압을 시사했다. 집권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이 사건에 관한 청문회를 개최할 뜻을 밝혔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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