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8년만에 핵실험 재개 논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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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美고위 관계자 인용 보도… 핵실험 의혹 中-러 압박 차원인듯
“김정은에 잘못된 메시지 줄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8년간 중단했던 핵실험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고 23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저위력(low yield) 핵실험 의혹에 휩싸인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발언에 가깝지만 실제 미국이 핵실험을 한다면 북한에 핵실험 중단을 요구할 명분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WP에 따르면 15일 국가 안보기관 고위 당국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저위력 핵실험 의혹이 의제로 다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익명의 관계자는 “미국이 ‘속도전 핵실험’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향후 워싱턴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핵무기 통제 협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그날 회의에서 핵실험 재개에 대한 합의가 도출되진 않았지만 논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중국 러시아에 대응은 하되 핵 경쟁은 피하는 방식을 찾아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전했다.

미국이 1992년 9월 이후 중단한 핵실험 재개를 논의한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은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폭발력이 낮은 저위력 핵실험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러시아는 이를 부인했지만 이들 두 국가에 맞대응 카드로 경고를 한 셈이다.

미 군축협회(ACA)의 대릴 킴벌 사무국장은 “(미국 핵실험 재개는) 전례 없는 세계적 핵무장 경쟁을 쏘아 올리는 총탄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김정은도 핵실험 중단 약속을 지켜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북 협상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핵실험 재개 논의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도널드 트럼프#미국 행정부#핵실험#재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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