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미국의 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인 ‘마이너스(―) 4.8%’ 급락했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될 2분기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경제분석국은 29일(현지 시간) 1분기 GDP가 연율 기준 4.8% 하락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되고 생산과 투자가 하락하면서 2014년 1분기(―1.1%) 이후 6년 만에 첫 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이다. 이는 2008년 4분기(―8.4%)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미쉘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 경제 대표는 “GDP는 1분기 어느 시점에서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 경제가 1분기와 2분기 2개월 연속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2009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18일까지 5주간 미국 내에서는 2600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률은 2월 3.5%에서 3월 4.4%로 뛰어올랐다. 4월에는 15%를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케빈 해싯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2분기 GDP 성장률이 큰 폭의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라며 “월가 추정치는 ―20%이며 연율 기준 ―30%”라고 우려했다.
미 대표 기업의 실적도 추락했다. 포드자동차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4.9% 하락하며 6억32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2분기에는 50억 달러의 적자를 예고했다. 항공기 엔진 등을 생산하는 미 간판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은 1분기 매출이 8%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1분기에 매출이 26% 하락하며 6억4100만 달러의 손실을 냈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는 2분기 전 세계 매출이 10% 하락할 것으로 예고했다. 로버트 머피 보스턴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는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이번에는 갑자기 일어났다”며 “전례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미 경제가 하반기 이후 ‘V자 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행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NBC는 경제 전문가 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연준이 보유자산 추가매입을 통해 3조3500억 달러의 자금을 시중에 추가로 풀고 미 의회도 2조 달러의 추가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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