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봉쇄 한달…‘유령도시’기록한 단편영화 공개됐다 삭제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20일 1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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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란보가 만든 '우한:긴 밤' 화제
웨이보에 올려졌다가 사라져

중국 후베이성의 성도 우한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창궐로 봉쇄된지 23일로 꼭 한달을 맞는다.

지난 한달동안 우한에서는 코로나19로 1585명이 사망했고, 수만명이 감염됐다. 우한 시민들은 현재 집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채 고립돼 생활하고 있으며, 아파도 병실이 없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극적인 사연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한에서 한 영화감독이 봉쇄된 시내의 거리풍경을 담은 단편영화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중국의 시카고’로 불릴 정도로 교통의 요지이며, 중국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온 대도시 우한의 거리가 마치 유령도시로 변한 듯 인적이 끊긴 모습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수백만명의 네티즌들이 본 이 영화는 현재 웨이보에서 삭제된 상태이다. 그러나 이미 해외 네티즌들이 퍼날라 서방매체에서는 볼 수있다.

19일(현지시간) 인디와이어,CNET 등의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단편영화 제목은 ‘우한: 긴 밤(Wuhan: The Long Night)’.

총 4분34초 분량의 이 영화는 봉쇄가 발효된 1월 23일 아침의 우한 거리 풍경으로 시작한다. 봉쇄령이 내려진 탓에 우한의 화려하고 복잡했던 거리에는 가끔 보이는 한두명을 빼곤 인적이 끊겨 있다.

영상은 제작진이 자동차를 타고 거리를 지나며 창밖으로 보이는 모습을 기록한 형식이다. 병원에 몰려있는 환자나 시신의 모습같은 자극적인 내용은 전혀없다. 어찌보면 평화로울 수도 있는 이미지이지만, 우한같은 대도시가 전염병 때문에 텅 비어 있는 광경은 초현실적이다. 한 아파트에서 주민이 창문을 열고 큰 소리로 ‘조국과 나’란 노래를 부르는 장면도 나온다.

영화는 1월 31일 거리 풍경과 “우한에 아직 있는 사람들은 이 도전을 곧 극복할 것이다”란 자막과 함께 끝이 난다.

이 영화를 만든 란보 감독은 상하이 소재 온라인 잡지 ‘식스스 톤(Sixth Tone)’과의 지난 17일자 인터뷰에서 극영화 촬영을 위해 우한에 머물러 있던 중 봉쇄사태로 어려워지자, 우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촬영은 휴대전화 로 했다.

그는 “촬영팀 동료들은 뭔가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했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록하고자 했다. 봉쇄 이후 이런 영상이 없다는 점, 두번째 역사적으로나 다른 다큐멘터리들을 위해 가치있는 레퍼런스가 될 것이란 점에서 의미있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업을 토대로 우한 봉쇄에 대한 장편 다큐멘터리를 만들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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