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케이 “아베, 文대통령에 ‘후쿠시마 방사성 물질, 韓의 100분의 1 이하’ 지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9일 18시 54분


코멘트
산케이신문은 29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4일 중국 청두(成都)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을 때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물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양이 ‘한국 원전 배출수의 100분의 1 이하’라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론을 포함한 반응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산케이는 아베 총리가 언급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물’이 원전으로 유입되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해 만든 ‘서브 드레인’(지하수를 퍼 올리는 우물)의 물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소위원회의 자료 등에 따르면 2016년의 후쿠시마 원전 ‘서브 드레인’의 트리튬(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300억Bq(베크렐)인 반면에 한국의 월성 원전이 같은 해 액체 상태로 방출한 트리튬 양은 약 17조Bq로, 약 130배에 달한다”며 “아베 총리는 이 데이터를 비교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케이 보도가 맞다면 아베 총리는 비교 대상 오염수를 잘못 선택했다. 일본 국내외 원전 전문가들이 문제삼는 것은 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이 아니라 원자로 건물을 통과하면서 오염된 지하수다.

서브 드레인에서 퍼올린 물은 원자로 건물 통과 전의 지하수여서 오염 가능성이 낮다. 도쿄전력은 현재 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을 정화한 후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밑도는 것을 확인한 후 해양에 방출하고 있다. 문제는 원자로 건물을 통과하면서 생성된 오염수다. 이 우염수는 ‘다핵종(多核種)제거설비(ALPS)’ 등을 통해 1차 정화된 뒤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저장돼 있다. ALPS는 트리튬을 정화하지 못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원전 전문가 상당수는 “사고로 인한 오염수에 포함된 트리튬과 정상 가동된 원전에서 배출되는 트리튬을 동일하게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산케이는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원전 주변 해역과 외부 해양 상황에 대해 ‘방사성 물질 농도는 상승하지 않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TO)의 음료수 기준치 범위에 있다’고 평가했다는 점을 전하면서 “아베 총리는 IAEA 평가에 관해서도 (문 대통령에게) 설명하면서 ‘과학적으로 냉정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여기에 대해 “문 대통령의 반론을 포함한 반응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