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찾은 시진핑, ‘일국양제’ 모범으로 추켜세워…홍콩에 ‘채찍’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9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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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마카오를 찾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카오를 ‘일국양제(一國兩制·1국가 2체제)’의 모범으로 추켜세웠다. 마카오를 부각시켜 6월부터 반 년 째 반중 시위를 이어가는 홍콩에 ‘채찍’을 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9일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일 오후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전용기로 마카오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공항 도착 후 연설에서 “마카오가 고국으로 돌아온 후 20년간 이룬 성취와 진보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일국양제를 열심히 관철해 얻어낸 경험과 특색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치하했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도 관료들을 대거 대동하고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마카오를 찾았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20일 반환 20주년 기념식에서도 이틀 전과 비슷한 연설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마카오에 증권시장을 개설하고 위안화 거래센터를 설립해 홍콩을 대신할 금융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마카오는 홍콩과 마찬가지로 자치권이 보장된 특별행정구다. 하지만 홍콩과 달리 중국에 순응하며 친중 노선을 이어왔다. 반환 후 20년간 정치 체제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없었다. 2003년 홍콩 정부가 도입하려다 시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국가보안법’ 역시 마카오에서는 2009년 별 반대 없이 통과됐다.

마카오는 중국의 강력한 지원 하에 카지노 산업을 육성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맞먹는 도박 도시로 성장했다. 하지만 각국이 카지노 육성에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해져 추가 성장 동력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중국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해 민주주의 국가인 영국의 통치를 받은 홍콩과 다른 분위기가 형성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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