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호주, 전국 40도 기록…기후변화에 가뭄·산불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18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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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래 최고 기록…"주말 또 한 차례 기온 올라"
기상 이변에도 탄소배출량 감축 정책은 '무소식'

17일(현지시간) 호주 전국 평균 기온이 40.9도까지 오르며 가장 더운 날을 기록했다.

BBC에 따르면 호주 기상청(Bom)은 “호주 전역에서 기온이 오르며 종전 최고 기록인 2013년 1월7일 40.3도를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기상관계자는 이번 주말 또 한 차례 기온이 오르며 다시 한번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재 호주 동부에서는 2개월 넘게 산불이 지속 중이다. 불길은 남호주와 서호주까지 번지고 있다.

호주 매체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산불로 인해 900여 가구가 소실됐으며 300만 헥타르(ha)가 불에 탔다. 사망자도 6명에 이른다.

기상학자들은 17일 호주 중부의 최고기온은 45도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서부 퍼스는 3일 연속 40도 이상의 고온을 유지했다.

이 더위의 가장 큰 요인은 호주를 둘러싼 인도양의 ‘다이폴(Dipole)’ 현상이다.

다이폴이란 쌍극이란 뜻으로 인도양 열대 수역의 동쪽과 서쪽에서 뚜렷한 해수면의 온도 차가 나타나는 현상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인도양에서는 동쪽의 수온이 더 높으나 다이폴 현상이 나타나면 동부에 있던 고온의 바닷물이 서쪽으로 이동한다.

이같은 대기해양 현상과 함께 동풍이 강해지고 동서의 해수면 온도 차가 커지며 세계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도양 동부의 인도네시아, 호주에서는 강수량이 감소하며 가뭄이 발생한다. 반대로 인도양 서쪽의 동아프리카에서는 홍수가 일어나게 된다.

기상청은 “올해 이 온도의 차이는 60년 만에 가장 크다”며 “남부 아시아 지역과 호주 전역에서 건조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에 호주도 비상이 걸렸다.

호주의 올해 평균 기온은 전년 대비 1.3도 오른 27.3도를 기록했다. 산불과 가뭄, 홍수와 같은 자연재해는 더욱 자주, 그 강도를 높여서 발생하고 있다.

기상청은 “호주의 기온은 전 세계에서도 가장 민감하게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연적인 변화도 이같은 현상과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호주는 올해 100년 만에 가장 건조한 한 해를 보냈다.

호주는 여전히 석탄 화력의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십여 년 째 ‘1인당 탄소 배출량 1위 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스콧 모리슨 총리의 탄소배출량 감축 정책은 ‘실종’된 상태”라며 강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휴가 기간 모리슨 총리가 하와이에 머물고 있던 것이 알려지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모리슨은 어디에(#WhereisScoMo)’ ‘모리슨 화재(#FireMorrison)’ 등의 해시태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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