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악화에도…한국어 배우는 日젊은이 10년새 2.6배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4일 1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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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2019년 한국어능력시험 신청자 10년 전比 2.6배로
닛케이 "케이팝 인기 계기, 한국어 배우는 젊은이 증가"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어를 일본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신청자가 10년 새 2.6배로 늘어났다.

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따르면 강제징용 문제 등으로 한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어를 배우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OPIK 신청자가 10~20대를 중심으로 증가해 2019년에는 2만 7000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2.6배가 됐다.

신문은 한국어 과정을 갖춘 대학과 전문학교에도 지원자가 늘고 있다면서 ‘케이팝(K-POP)’으로 불리우는 음악의 인기 재연 등이 배경인 것으로 분석했다.

TOPIK은 한국 정부가 전세계 70여개 국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험이다. 일본에서는 도쿄(東京)도 미나토(港)구에 위치한 한국교육재단이 1년에 3번 실시하고 있다. 전국 약 30곳에서 시험이 실시된다.

한국교육재단에 따르면 처음 일본에서 TOPIK을 실시한 1997년에는 신청자가 약 1500명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급등했다고 이 재단은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등으로 한일 갈등이 신화됐으나 2019년 TOPIK 신청자는 총 2만 7000명으로 전년 대비 10%나 늘었다. 5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 10월 TOPIK을 신청한 1만 1000명 가운데 90%가 여성이었다. 연령별로는 10대와 20대가 약 80%를 차지했다. 40%에 그쳤던 10년 전과 비교해 젊은이들의 증가가 눈에 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수험 목적에 대해서는 ‘실력 확인’이 전체의 50%를 차지했다. 취업, 유학은 각각 10%였다.

도쿄 시부야(?谷) 소재 간토(?東) 국제학교는 지난 2000년 6명을 데리고 한국어 과정을 개설했다. 최근에는 정원이 40명인 이 과정에 2배의 지원자가 몰린다. 신문은 트와이스(TWICE) 등 한국 아이돌 그룹이 젊은이들의 지지를 받으며, 케이팝 인기가 재연하고 있는 것을 배경으로 분석했다. 구로사와 신지(???爾) 부교장은 “케이팝 유행을 계기로 놀랄 정도로 지원자가 늘어 전혀 쇠퇴할 기미가 없다”고 전했다.

주오사카(大阪)한꾹 총영사관에 따르면 한국의 대학전문대학에 다니는 일본인 유학생도 증가세다. 2019년 4월 기준 약 4300명으로 전년 대비 10% 늘었다. 양호석 영사는 “정치적인 갈등이 있어도 젊은 세대의 한국에 대한 흥미는 식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내 대학교에서도 한국어전공에 대한 인기가 오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교토(京都)산업대가 2014년 개설한 한국어 전공은 지금 영어 전공에 필적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입시 홍보 담당은 “한일 관계악화 영향을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신문은 한일 정치 갈등은 여전히 불안 요소라고 우려했다. 슌다이(駿台)관광&외어비즈니스전문학교의 정성욱 한국어 과정 강사는 “방일객 감소와 항공회사의 (항공편)감편이 계속되면 취직에도 영향이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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