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은 장난질” vs “우크라이나에 정적 중상모략” 트럼프-펠로시 2차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30일 18시 03분


트럼프 대통령 “의회 증언 나선 이들은 ‘반트럼프’”
펠로시 “모든 증인이 통화 내용 읽었다” 반박
증언 나선 참전 군인에 애국자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웹사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사진 출처 뉴욕포스트 웹사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날선 공방으로 백악관 회동을 파행시킨 지 약 보름만에 온라인상에서 2차 설전을 벌였다. 대통령 탄핵 국면의 시발점인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통화 내용을 직접 들은 군 당국자마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은 공식 탄핵조사 절차를 규정한 결의안을 공개했다.

2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체 얼마나 많은 반(反)트럼프자(Never trumpers)들이 완벽히 적절했던 전화 통화에 대해 증언을 하게 두어야 하는가”라고 쓰며 자신에게 불리한 청문회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불만을 표출했다. 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훌륭한 경제 지표와 감세, 기념비적 급습(이슬람국가 수괴 제거)을 잊게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탄핵은 장난질(hoax)이며 수치”라고 비판했다.

이 트윗이 올라온 지 약 한시간 만에 펠로시 의장은 “(증언에 나선) 모든 이가 당신이 통화 중 한 말을 읽었다”며 반박에 나섰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공유하고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군사 원조를 요청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당신은 ‘그래도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길 원한다’고 압박했고 나머지 통화 시간을 당신의 정적을 중상모략 하기 위한 가짜 조사를 요구하는 데 썼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한 낸시 펠로시는 공화당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정확히 그 반대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다시 반박하며 양측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내년에 많은 의석을 잃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 파견된 군 당국자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이날 당시 통화 현장에 있었던 인사 중에선 처음으로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적절한 인사가 의회 증언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늘어놓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문가인 빈드먼 중령은 청문회에서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함으로써 초래될 영향을 걱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측에서 빈드먼 중령이 구소련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음모론을 꺼내자 “전장에 나선 군인을 모략하는거냐”며 때 아닌 애국자 논란도 일고 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조사의 향후 절차들을 공식화한 결의안을 공개했다. 결의안은 하원 정보위와 시프 위원장에게 주도적 역할을 부여하고 있으며 정보위와 함께 비공개 증언을 진행했던 외교위와 감독개혁위는 앞으로의 공개 청문회에는 직접적으로 참석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또 앞으로 진행될 공개 청문회에서는 보다 연장된 질의 시간이 주어지며, 위원회 소속 실무진들도 증인들을 대상으로 반대신문을 할 수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